코로나19 사태 후 우리 경제 성장 동력으로 M&A 활성화 고려해 봐야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코로나19로 한계기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사업 분야에서 압축 성장이 가능한 M&A 시장에서 한국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5년간 이루어진 전 세계 IT산업M&A 시장 점유율(인수기업 기준)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IT M&A의 3분의 1을 미국이 차지했다. 중국은 연평균 증가율 1위(22.9%)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지난 15년과 최근 5년간의 점유율 비교 결과 역시 미국이 1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점유율은 32.6%에서 25.5%로 감소했다. 최근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은 9위에서 5위(2.4%→4.4%)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난 15년과 최근 5년간의 M&A 시장 점유율이 모두 12위(1.9%→2.3%)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M&A 시장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알짜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M&A 시장규모는 거래건수 기준 전년대비 32% 감소(1만155건→6938건)했다. 그러나 1·2분기 감소하던 거래규모가 3분기 들어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Ernst&Young에서 46개국 글로벌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56%가 ‘향후 1년 내 M&A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38%는 코로나19 M&A 전략으로 ‘인수대상 기업의 가치하락을 노린다’고 응답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포스트-코로나 M&A 시장 활성화가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M&A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2009년 M&A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7% 축소됐다. M&A 대상기업의 가치평가도 40% 가량 하락하면서 우량기업을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다만 매물기업의 낮은 가치평가는 2010년에 V형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가파르게 회복되는 회복 양상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수기업 M&A에 성공한 기업들은 일반기업들 대비 약 3.2배 더 높은 총주주 수익률을 나타냈다.

전경련은 그동안 IT산업의 판도를 바꿨던 미국 IT 기업들의 혁신사례는 M&A가 기반이 됐던 만큼, 코로나 이후 M&A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은 M&A 시장이 위축됐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활용해 M&A전략을 적극 추진했다. 중국의 해외M&A 규모는 금융위기 이전(2005~2007년) 세계 M&A의 0.6%를 차지했으나, 금융위기(2008~2011년)를 기점으로 7.3%로 약 12배 급증했다.

중국 IT 대표기업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비미국기업 2개사로 성장했다. 지난 10여 년(2008~2019.2월) 간 M&A·투자 건수는 텐센트 713건, 알리바바 502건에 달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기업이 정리된 반면, 새로운 기회의 발생으로 신산업 관련 기업이 크게 성장했다. 현재 코로나 위기 뒤에도 산업계의 글로벌 지각변동에 따른 황금기회가 곧 올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M&A 활성화를 적극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