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분신 사고가 발생한 신현대아파트의 경비원들이 파업을 결의했다.

29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따르면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분회는 지난 27~28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이날 투표에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경비원 19명을 제외한 노조원 59명 중 56명이 참여해 찬성 42표, 반대 11표, 무표 3표로 71.2%의 찬성률을 기록, 파업을 잠정 결의했다.

앞서 신현대아파트의 경비·관리업 수탁업체인 한국주택시설관리는 지난 20일 아파트 경비원 78명을 포함한 청소 노동자 등 모두 106명에게 해고 예고 통보장을 보냈다.

이 통보장에는 다음달 31일부로 노동자들을 해고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들이 파업을 잠정 결의함에 따라 10~20일 조정 기간을 거친 다음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파업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7일 오전 9시10분께 신현대아파트 경비원 이모(53)씨가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전신 60%에 3도 화상을 입은 이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한 달간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7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생존 당시 이씨는 가족에게 "청소 안 하고 뭐하냐고 하더라. 그래서 화가 나서 지하로 내려가 시너를 들고 올라갔다"며 분신자살 시도 이유를 밝혔다.

특히 동료 경비원들은 아파트에 사는 한 여성이 이씨에게 폭언을 하고 5층에서 떡을 던지며 먹으라고 하는 등 모멸감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사건 당일 이씨를 만난 적도 없고 떡도 서로 장난으로 주고받은 것"이라며 주장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