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입 원유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기구(OPEC)가 감산 유보를 결정,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8(현지시간) 두바이산 현물유가는 전일 대비 배럴당 4.24달러 내린 69.09달러에 마감됐다. 전날 2.38달러 떨어진 데 이어 하락폭이 더 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 총회 비공개 회의장에서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은 생산 목표를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우디가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저유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 국제유가가 속락하는 가운데 28일 경기도 고양 원흥동 한 주유소 가격표에 무연휘발유 1597원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사우디는 미국의 값싼 셰일가스 때문에 세계 원유 시장 주도권이 흔들리는 사태를 우려한다.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우디는 감산 유보를 결정하면서 저유가를 용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석유 생산량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소규모 독립계 석유 생산자들은 최근 유가 하락에도 시추를 지속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한편 유가 하락의 여파로 이번 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17.3원을 기록, 21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2010년 11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다.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는 휘발유를 ℓ당 15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가 등장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보통 3∼4주일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시중 기름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이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