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0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85.7% …국민 1인 부담 국가채무 1억8000만원
지금과 같은 방만한 재정 운용이 계속된다면 50년 뒤인 2070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85.7%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지난 28일 발표한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70년 국가채무액 추계치는 6789조9000억원(GDP의 185.7%)으로 국민 1인이 부담해야할 국가채무가 1억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준 국민 1인당 국가채무가 1543만원임을 감안하면 1인당 나라 빚 부담액이 50년만에 12배 가까이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예정처는 현행제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작년 말 30%대였던 국가채무비율이 올 연말 44.5%로 높아진 뒤 2030년 75.5%, 2040년 103.9%, 2060년에는 158.7%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추정했다. 2060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158.7%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채무비율 전망치 81.1%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예정처는 정부 전망치와 큰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재정전망의 전제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두 전망치를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예정처의 전망은 '추계(Projection)'이며 예측(Forecasting, Prediction)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방만한 재정 지출이 지속될 수 없음을 확인한 것이어서 정부는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지난 28일 발표한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70년 국가채무액 추계치는 6789조9000억원(GDP의 185.7%)으로 국민 1인이 부담해야할 국가채무가 1억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청와대

기재부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원에서 집권 마지막 해인 2022년에 1070조3000억원으로 5년새 410조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10조1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시절 그렇게 비난했던 4대강 사업을 15번하고도 남는 규모다. 세계적인 제조업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34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자본금 100억원짜리 기업을 4만1000개 이상 만들어 수많은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로 나라 안팎으로 최악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맞아 부도 위험에 직면한 기업이 속출하고 있어 확장적 재정정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효율적으로 재정을 집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단기 부양 효과는 크고 장기 재정 부담은 적은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정책 경험이 부족해 당장 눈에 성과가 보이는 곳에 국민 세금을 물뿌리듯 쓴다는 지적을 받는다.

내년 4월에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내후년 3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어 정치권에서는 재정지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아끼고 살펴서 효율을 극대화하자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미래 세대는 태어나는 순간 1인당 1억8000만원의 빚을 지는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미래 세대의 부담과 코로나 사태 이후 장기화할지도 모르는 불황에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재정 관리 노력을 강화해 국가채무가 통제불능의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재정 목표를 정하고 이에 따른 세입 확충 또는 지출 구조조정 등을 단행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재정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