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7일(이하 한국시각) 귀국한다.

김광현의 국내 매니지먼트사 브랜드 뉴 측은 5일 "김광현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김광현은 지난 1월말 출국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8개월여 만에 고국 땅을 밟는다.

SK 와이번스 에이스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활약했던 김광현은 2019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에 계약을 맺고 빅리그 무대로 진출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경기 외적으로 힘든 미국에서의 첫 시즌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의욕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준비를 하던 김광현은 코로나19 사태로 시즌 개막이 4개월 가까이 연기되는 바람에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가족을 미국으로 부르지도 못한 채 홀로 지루한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개막까지 버텨야 했다.

7월말 드디어 시즌 개막을 맞을 당시 김광현은 팀 마무리투수 보직을 받았다. 선발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하고 맞은 개막.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개막전에서 1이닝 2실점(1자책)하는 다소 부진한 피칭에도 세이브를 거두며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투수로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으로 경기가 줄줄이 연기돼 김광현은 또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던 마이클 마이콜라스(팔꿈치 부상)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코로나19 확진, 추정)가 이탈해 김광현이 선발로 보직 이동했다.

김광현은 8월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첫 선발 등판했다. 컵스전에서 3⅔이닝 1실점으로 선발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른 다음부터 그는 깜짝 놀랄 만한 선발 호투를 이어갔다. 8월 23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9월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전까지 4경기에서 24이닝 연속 무자책점 피칭으로 선발 한 자리를 확실하게 꿰찼다. 

정규시즌이 끝났을 때 김광현이 받아든 성적표는 8경기(선발 7차례) 등판해 3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 등판 경기수만 좀더 많았다면 신인왕을 받을 수도 있는 호성적이었다.

정규시즌에서의 이런 빼어난 피칭으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치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의 중책도 맡았다.

데뷔 시즌부터 팀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선발로 낙점된 김광현은 3⅔이닝 3실점하며 기대에는 좀 못미쳤지만 세인트루이스의 1차전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아쉽게도 세인트루이스가 1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 3차전을 내리 패해 디비전 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김광현의 시즌 일정도 그대로 마감됐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뒤를 이어 KBO리그 출신 투수의 메이저리그 성공적인 안착 사례를 만든 김광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7일 귀국하면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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