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 백신, 품질 문제는 없어"
"효력 저하 우려에 따른 결정"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정부가 유통 중 상온에 노출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물량을 회수하기로 했다. 수거 물량은 품질 검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아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거하기로 했다는 게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독감 백신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냉장 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신성약품 백신 8개 제품에 대한 품질 검사를 실시했다. 신성약품은 올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독감백신을 조달하기로 계약한 의약품 유통업체다.

우선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5개 지역(광주·전북 전주·충남 계룡·서울 양천·서울 구로)의 2개 품목, 750명 분량의 독감 백신을 수거해 국가출하승인에 필요한 전체 항목을 검사했다.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는 항원단백질 함량시험, 안전성을 확인하는 발열반응시험 등 총 7∼9개 검사 항목을 거쳤다. 그 결과 무균시험을 포함한 전 항목에서 '적합' 판정이 나왔다.

콜드체인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품질변화가 우려되는 제품에 대한 추가 검사도 시행했다. 9개 지역, 3개 품목, 1350명 분량의 독감 백신이다. 이 검사에서도 모든 시험 항목에서 백신의 품질이 '적합'한 것으로 판정됐다. 단 이 검사에서는 열에 의해 품질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무균시험은 생략했다.

또 백신이 냉장 상태를 벗어난 상황에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안정성 시험도 했다.

시험은 25℃ 및 37℃ 조건에 일정 시간 백신을 보관한 후 품질 유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식약처와제조사,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이 단독 또는 교차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8개 품목 모두 25℃, 24시간 품질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는 백신 효력에 대한 우려로 48만명 분량의 독감 백신은 수거하기로 했다. 0℃ 미만 온도에서 노출된 물량 27만 도즈를 수거하고, 바닥에 일시 적재된 물량 17만 도즈, 적정 온도(2∼8℃)에서 이탈한 시간이 800분에 이르는 등 비정상적으로 길었던 2000도즈, 운송 과정의 온도 확인이 되지 않은 3만 도즈 등이다.

보건당국은 수거한 물량에 품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효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사소한 위험성을 제거하고자 수거했다는 것이다. 

수거에 따른 백신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지난해에는 대략 2391만 도즈가 생산됐고 그중 217만 도즈가량의 백신이 폐기됐다"며 "올해는 2940만 도즈가 생산돼 작년보다 500만 도즈 이상이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올해 입찰로 확보한 1259만 도즈 분량의 백신 이 외에도 예비로 34만 도즈 분량을 추가로 구매했다"며 "이 34만 도즈를 활용해 수거한 물량(48만 도즈)에 대해서는 대체를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12일께 독감백신 무료 접종을 재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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