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15일부터 현장 당무감사 시작...막말 근절 최우선 과제
일부 인사들 반발 "비대위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또 내홍 조짐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당무감사를 통해 ‘막말’을 정조준했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조직을 쇄신하는 동시에 지난 4·15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막말’과 절연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당무감사위가 독자적인 권한을 갖고 움직이는 조직인 만큼 당 지도부가 과도하게 당무감사에 개입할 경우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원외 당협위원장들로부터 당무감사 사전점검 자료를 제출받아 내용을 검토 중이다. 총 48개 항목으로 구성된 점검 자료 중 눈에 띄는 것은 부적절한 언행의 언론보도와 SNS 활동 논란 여부 등이다. 사실상 ‘막말 근절’을 최우선 감사 대상으로 꼽은 것이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MBC라디오에서 ‘막말’의 기준에 대해 “반복적이고, 의도적으로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이 이어지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특히 “끊임없이 이어지며 당이 어려워지면 훨씬 더 강력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언급했듯이 지난 총선에서 야당의 대패는 유례가 없는 결과”라면서 “선거 막판 일부 인사들의 막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에 대해 당 지도부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 ‘막말=패배’라는 공식에 큰 이견이 없다는 의미다. 
 
당무감사위는 오는 15일부터 현장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감사 결과를 근거로 당협위원장 교체를 주도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도 이른 시일 내에 발족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벌써 어수선하다. 반발성 사퇴도 나오고 있다.

지난 추석 때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일으켰던 김소연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9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협 활동의 이력이 아니라 관심법으로 당무감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사진=국민의힘

김 위원장의 사퇴는 또 다른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독자적이어야 할 당무감사위 활동에 최근 비대위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객관성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장제원 의원은 “비대위의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달님을 영창으로’ 발언이 당무감사에서 지적받을 문제이고, 의도와 의미에 대해 파악당해야 할 문제인가”라면서 “비대위가 도대체 어떤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기에 당협위원장의 속내까지 검열하겠다는 것인가, 입맛에 맞는 사람들하고만 당을 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민경욱 전 의원도 김 비대위원을 향해 “어디서 굴러먹던 자가 지금 뭐라는 것이냐”, “달님은 영창으로 가 막말이냐”, “ 그것 대깨문들의 주장” 등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통상 당무감사는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고려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당무감사는 다소 이례적”이라면서도 “일부 감사 기준을 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평소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았으면 아무 문제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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