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가 치욕적인 시즌 '100패' 기록을 자력으로 벗어났다.

현재 최하위(이하 기록은 12일 기준)인 한화는 11일 키움 히어로즈에 9-3 승리를 거뒀다. 이날 키움전 승리로 한화는 산술적으로 남아있던 100패 가능성을 지웠다. 131경기를 치른 한화는 43승 86패 2무(승률 0.333)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13경기를 다 지더라도 99패다.

9위 SK는 한화보다 하루 먼저 100패 가능성에서 탈출했다. 10일 KIA 타이거즈전 2-1 승리로 131경기서 44승 86패 1무를 기록해 역시 남은 경기 전패를 해도 100패에 이르지는 않게 됐다. SK는 11일 KIA전에서도 9-5 승리를 거두고 연승을 달리며 시즌 45승째를 올렸다.

이제 SK와 한화는 남은 시즌 '탈꼴찌'를 두고 두 팀만의 전쟁을 이어가게 됐다. 현재 SK와 한화의 승차는 1게임. 어느 팀이 최종 꼴찌 성적표를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사진=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두 팀은 올 시즌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현재 SK와 한화는 감독 대신 감독대행이 이끌고 있다. SK는 염경엽 감독이 성적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로 자리를 비워 박경완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맡았다. 한화는 한용덕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시즌 개막 한 달여 만인 6월초 사퇴해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가 이어져왔다.

투타 동반 부진, 외국인선수의 부진(부상)과 교체, 확실한 에이스의 부재 등 성적이 곤두박질친 이유도 비슷하다. 한화는 18연패까지 하며 삼미 슈퍼스타즈의 역대 최다연패와 타이기록을 세웠고, SK도 11연패로 구단 자체 최다연패와 타이기록까지 갔었다.

최근 팀 분위기는 SK와 격차를 좁혀온 한화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는 바닥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생겨 힘을 내고 있다. SK는 한화에 순위 역전당해 꼴찌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SK와 한화의 탈꼴찌 싸움은 두 팀에게만 관심사가 아니다. 1승이라도 더 올리려는 두 팀의 노력은 그 자체로 피말리는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위권 팀들에게 강력한 '고춧가루'로 작용하고 있다. KIA가 지난주 한화(1승3패)와 SK(1승2패)를 연이어 만나 매운 고춧가루 맛을 보며 5위권 추격의 힘을 잃고 승차가 벌어진 것이 단적인 예다. 

SK와 한화의 탈꼴찌 싸움은 아직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위권의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앞으로 이들과 만나는 팀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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