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여부' 고민, 국민의힘 '경선룰' 갈등
이낙연·김종인, 보궐선거 앞두고 리더십 시험대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일제히 진통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직까지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준비단계부터 당내 갈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여권 인사들의 실책으로 빚어진 선거인만큼 후보 공천 여부를 매듭지어야 하는게 우선 과제다. 일단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내년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한 당내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궐선거가 차기 대선의 교두보로 인식되는 만큼 후보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공천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는 방식 등을 통해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이낙연 대표가 ‘늦지 않게 책임감 있게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국회 일정과 타임 테이블을 고려하면 국정감사 직후 결정되지 않겠는가. 중요한 건 명분”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연구원장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정 시점을) 늦출 이유가 없다. 11월 초순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면서 “지도부가 어느 정도 입장을 정하고 이에 대해 전 당원에게 내용을 물어볼 수 있다. 이것이 훨씬 더 책임 있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출마를 준비 중인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른 시일 내에 공천 여부를 결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 ‘공천 불가피론’이 굳어지면 이 대표로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균열 발생하는 '김종인 호' 선대위 인선 두고 충돌 "비대위원장 못해" vs "마이너스의 손" 

국민의힘은 ‘김종인 호’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경제 3법을 두고 당내 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궐선거 경선룰 등을 논의할 선거대책위원장 인선으로 재차 충돌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에도 보궐선거 준비위원장으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앉히려고 했으나 결국 사흘 만에 철회했다. 대신 대구 중진 김상훈 의원이 경선준비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들어섰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주호영 원내대표./사진=국민의힘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발굴과 경선룰 등 주요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조직이 언론에 공개된 상황에서 수장과 명칭을 바꾼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은 “현역의원 중심으로 선거를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반영했다”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내부갈등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 전 부총리의 내정 과정에서 비대위의 사전 논의가 없었고, 이에 대해 다수의 비대위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는 게 당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도 반대 의사를 밝혔고, 김 위원장은 “이러면 비대위원장을 못 한다”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정치 일정과 인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비대위의 문제가 다시 한번 외부로 드러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특유의 ‘마이너스의 손’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지나치게 독선적인 당 운영이 원·내외 구성원들의 마음을 떠나가게 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께서 당 운영 방식을 확 바꾸어야 합니다. 지지율 정체, 싸우지 못하는 약한 야당, 자꾸 짜증만 내는 비대위, 많은 당원들께서 답답함을 호소하며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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