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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시작은 있고 끝은 없는 '종전선언' 추진
승인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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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20-10-15 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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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정 외교안보팀장
[미디어펜=김소정 외교안보팀장]2018~2019년 두 차례 열렸던 세기의 이벤트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이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출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사실은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한미훈련 중단을 이면 합의해놓고도 2차 북미정상회담을 ‘노딜’로 끝낼 수밖에 없는 높은 벽의 존재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9월 말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 추진을 밝힌 것은 그야말로 마지막 다중포석을 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 대선을 앞두고 깜짝 이벤트인 ‘10월 서프라이즈’를 바랄 경우 북미 모두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열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 미국에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문 대통령의 중재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또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 이슈를 띄우는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선 ‘국제사회에 정부의 원칙과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는 말과 함께 ‘사실상 간절한 지향점’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말 그대로 선언일 뿐일 수도 있고, 모종의 움직임을 예상해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이수혁 주미대사가 종전선언에 불을 지폈다. 그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도 공감하고 있고, 북한만 호응하면 추진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를 의식한 발언이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 설왕설래가 있는 중에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전격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잇따라 만나기로 했다. 미국측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미 기간 중 서 실장은 15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한다는 말도 들린다.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문 대통령이 꺼내든 종전선언 카드의 역할이 베일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가 이뤄졌을 때부터 종전선언에 공을 들였다. 1차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종전선언이 포함될 경우를 대비해 당초 싱가포르에서 합류할 계획을 세웠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1차 ‘센토사 선언’이 사실상 북한의 의도대로 만들어졌다는 말도 있지만 합의문에 종전선언 항목은 없다. 특히 남북 정상간 두차례 만들어낸 합의문에도 종전선언에 대한 명확한 명시는 없다. 

1차 남북정상회담인 2018년 4.27판문점선언엔 ‘현재의 정전 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2차 평양선언에선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이란 표현이 있다. 무엇보다 북미 간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된 지난 3년동안 종전선언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마디로 미국의 반대와 북한의 무관심, 또 쉽지 않은 과제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 받을 비난을 두려워해 이면합의를 실행하지 않았다는 말도 들린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만난 뒤 북으로 돌아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옹으로 배웅하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최근 유엔 연설과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만찬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처음으로 단호하고 명쾌하게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선결되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고, 그 중 가장 핵심은 북한 비핵화이다.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짐작될 뿐 공식화되지 못했다. 오히려 북미회담 뒷얘기로 김 위원장이 핵보유에 애착이 크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종전선언 이후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정에는 주한미군을 비롯한 많은 군사적 이슈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가의 문제도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문재인정부가 종전선언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북핵 문제 해결을 ‘불용’에 맞춘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국책연구기관에서 개최된 학술회의에서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북한이 핵을 이용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지난달 통일연구원 학술회의에선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화 우선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만약 종전선언도 이런 발상을 토대로 추진되는 것이라면 대한민국의 위기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년의 교훈을 떠올릴 때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선언을 받는다면 위기 모면을 위한 것일 뿐이고, 문재인정부는 차기 미 행정부에 지속적인 공조를 요구할 카드를 잃을 수 있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를 떠올려도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가 펼친 대북 포용 기조인 ‘페리 프로세스’를 부활시킬 새 아젠다로 종전선언은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든 대북정책을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종전선언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만약 바이든 행정부를 가정해볼 때에도 북한에 강경한 인물들이 포진된 상황을 감안할 때 종전선언 추진은 한미 간 북한 비핵화의 입구와 출구에 대한 간극을 키울 뿐일 수 있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의지도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선언 추진 선언은 평화를 향한 간절함으로 읽히기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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