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격·추미애 공방 두고 철통 방어 민주당
한방 없는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로 반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예상대로 별로다.”

21대 첫 국정감사를 두고 정치권의 한 인사가 툭 던진 말이다. 여당은 예상대로 철통 방어를 통해 ‘방탄국감장’을 만들었고, 야당은 의미 없는 ‘잽’만 던졌을 뿐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지는 못했다.

국정감사를 두고 최대 이슈로 꼽힌 것은 역시 북한의 공무원 피격사건이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내내 “대통령은 어디 있냐”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추석 밥상 민심을 앞세워 국감에서 사실관계를 규명하겠다고 선언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법사위원 연석회의에 참석하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막상 국감이 시작되자 민주당의 ‘방탄’을 뚫지 못했다. 피격 공무원의 형 이진래 씨 등 핵심 증인채택은 모두 민주당에 의해 가로막혔고, 이를 뚫을 만한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월북설과 대통령 보고 시간 등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오히려 민주당은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 범위 내에서 이뤄지면서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장관 취임 당시부터 끌어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 특혜 의혹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고, 예상대로 소모적 논쟁만 이어졌다. 야당은 기존 언론에서 제기된 사실 외에 결정적 한 방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물론 소속 법사위원들의 반복적인 질문으로 국민 피로도만 높였다는 지적이다.

다만 추 장관의 답변 태도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소설 쓰네” 발언으로 사과를 했던 추 장관은 “뻔뻔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난에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게 아니라 장편소설을 쓰려고 하나”고 비꼬면서 여야 충돌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야당, 나름 철벽 방어막으로 선전한 여당이지만 아직 후반전이 남았다. 특히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정국의 뇌관으로 떠 올랐다. 전반전에서 맥을 추지 못한 국민의힘이 반전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다.

   
▲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윤모 금융감독원 전 국장이 10월 14일 다른 건의 뒷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하면서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등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국감에서 결정적 한 방을 날리면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정무위다. 이미 오는 23일 열리는 종합감사에서 옵티머스 주주 중 한 명이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이진아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여권 인사 연루설에 대해 ‘카더라 통신’으로 못 박고 야당의 공세를 ‘얕은 정치’로 깎아내렸다. 의혹은 제기됐지만 실체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 내부의 결론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민주당에게도 반격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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