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인수전이 국내외 기업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비입찰 참가 기업 중에는 자금력과 발주 능력을 갖춘 외국계 펀드가 포함돼 있어 외국 자본에 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 매각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실시한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후보 7곳 중 외국계 펀드와 국내 기업 등 4곳을 인수적격 후보로 선정했다.

   
▲ 사진=뉴시스

예비입찰에 참가한 외국계 펀드로는 두바이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사모펀드(PEF)가 인수 의사를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라마이다스(SM)그룹과 스틸앤리소시즈가 참여했다.

특히 두바이 국부펀드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에 이은 아랍에미리트(UAE) 2대 펀드로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펀드가 투자하는 자체 발주 공사 물량도 상당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싱가포르 펀드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등을 건설한 쌍용건설의 시공 능력을 확인하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싱가포르 정부 및 주요 발주기관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SM그룹이 적극적이다. SM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워왔고 현재는SM남선알미늄, 우방건설, 경남모직, 벡셀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SM이 쌍용건설을 인수할 경우 종전 국내 소규모 공사 중심에서 국내외 대형 공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또 다른 예비입찰 참가자인 스틸앤리소시즈는 철 스크랩 가공과 유통 전문 업체다. 최근 쌍용건설 인수를 위해 미국계 펀드로부터 400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 4개사는 지난달 인수적격 후보로 선정된 뒤 쌍용건설의 협조 아래 실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은 실사가 완료되면 이달 중순 이후 본입찰을 시작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정밀실사와 최종 가격협상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2월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