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미시간주에 바이든 민주당 후보 넘어서…나머지 오차범위 수준
바이든에 유리한 정황도 나와 사전‧우편‧부재자투표 신청 2016년보다 급증
김준형 “우편투표 개표서 ‘블루 시프트’ 현상 때 트럼프 조작 제기 가능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공화당원의 신규 유권자 등록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 결집도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대선을 보름 남겨놓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양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닷새 전과 비교해 플로리다에선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 3.5%포인트를 1.4%포인트로,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7.3%포인트를 4.4%포인트로 각각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선 결과에 가장 근접하게 예상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스콧 라스무센은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막판 격전지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높은 투표율이 재현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물론 펜실베이니아까지 차지하며 재선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와 같은 경합주에서 공화당원의 신규 유권자 등록도 민주당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를 할 수 있어, 공화당원의 유권자 등록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결집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뜻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민주당에 유리한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경합주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흑인 유권자층이 2008년 사상 첫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선출 때보다 더 많은 사전투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대 격전지에서 사전투표를 포함한 우편‧부재자투표 신청자도 2016년보다 급증했다.  

위스콘신도 740% 급증했고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54.3%, 미시간 115%, 플로리다 68.2%, 애리조나 23.9%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우편투표 급증은 바이든에게 청신호다. 트럼프에 유리한 해석을 해온 라스무센도 “트럼프가 현장투표에선 15%포인트 앞서겠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우편투표의 경우 바이든이 50%포인트 앞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연합뉴스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 결과 바이든 후보가 우세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조작’을 주장하며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2016년에도 전체 유권자 투표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거의 300만표로 진 것에 대해 우편으로 이뤄진 불법 투표 때문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투표함이 늦게 도착하면 개표도 늦어져서 최장 3주도 소요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최근 미국 선거의 패턴을 보면 개표 작업 후반부에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급상승하는 이른바 ‘블루 시프트’(Blue Shift) 현상이 관찰된다. 공화당 지지층에 비해 저소득층이 많은 민주당 지지층이 선거 당일 일을 마친 후 투표하거나 우편투표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11월3일 선거 직후 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하다가 최종적으로 블루 시프트에 의해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조작을 제기하며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현재 선거인단 확보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역별 판세 분석을 통해 바이든 후보가 ‘안전’(Safe) 188명과 ‘우세’(Likely) 38명 등 총 226명을 확보한 것으로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77명과 48명 등 125명을 확보한 것으로 계산했다.

미국 대선은 ‘대통령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 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로서 유권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한 선거인에게 투표하게 된다. 현재 대통령 선거인단 수는 총 538명으로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미국 50개 주 대부분이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예외는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 2곳뿐이다. 미 대선 제도의 특성상 ‘경합 주’(Battleground State)나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의 승부가 결정적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