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속 글로벌 브랜드 가치 쑥쑥…규제 풀고 노동 유연성 키워야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띤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5위. 현대차 자동차 부문 브랜드 5위, SK하이닉스 10조3000억원대 인수·합병(M&A), LG 전기차 배터리 판매 세계 1위 등의 쾌거를 올리며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기속에서 빛나는 한국인의 DNA를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또다시 각인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산업지형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기업 현실은 약육강식을 넘어 승자독식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코로나 사태로 혼돈 그 자체다. 

절체절명의 위기속에 대기업들의 도전과 성과는 국격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를 지켜내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요 대기업 모두 3~4세 경영체제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의 리더십이 글로벌 전쟁터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은 이병철-이건희-이재용, 현대차는 정주영-정몽구-정의선, SK는 최종건-최종현-최태원, LG는 구인회-구자경-구본무-구광모 체계로 이어지고 있다. 3~4세 이전 그룹을 책임졌던 창업주와 2세대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성공신화를 써 온 경제 거목이다. 족벌 경영이라는 따가운 눈총 속에서도 새 리더들은 미래 비전을 제시하면서 과감한 투자로 해외 경쟁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20일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최고 글로벌 브랜드'에서 삼성전자는 한국기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올해 브랜드 가치는 623억달러(71조원)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1~4위를 차지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아닌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코카콜라,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맥도널드, 디즈니 등 내로나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현대차는 글로벌 브랜드 순위 36위에 올랐지만 자동차 부문으로 한정하면 5위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글로벌 순위 86위, 자동차 부문 13위에 올랐다. 한국 국가 브랜드는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15~20위권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위상을 알 수 있다.

   
▲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띤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브랜드 5위. 현대차 자동차 부문 브랜드 5위, SK하이닉스 10조3000억원대 인수·합병(M&A), LG 전기차 배터리 판매 세계 1위 등의 쾌거를 올리며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후 산책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삼성전자는 2017년 6위를 달성한 후 3년 만에 글로벌 톱5로 도약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2000년 52억달러(43위)를 시작으로 20년 만에 12배 성장했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 상승 요인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지속가능경영 활동 확대, 갤럭시 Z 플립, 비스포크 등 혁신적인 제품의 출시를 꼽았다. AI·5G·IoT 등 미래 기술 선도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현대차 역시 처음으로 글로벌 '톱5' 자동차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에 비해 약 1% 상승한 143억달러(약 16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자동차 업계가 모두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현대차만 유일하게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2005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84위(35억달러)로 처음 이름을 올린 현대차는 15년 사이 순위는 48계단, 가치는 108억 달러가 오르는 등 빠른 성장을 기록해왔다. 전기차 '아이오닉'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 확장 등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써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머물지 않고 현대차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선두주자로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앞서 포브스가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선정한 '세계 최고의 고용주'에서 삼성전자는 1위를 차지했다. 아마존 2위, IBM 3위, 4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을 모두 제쳤다. 삼성전자는 2018년 76위, 지난해 106위에서 올해 1위 뛰어 올랐다. 5위 자리에는 LG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포브스 조사는 58개국 다국적기업 직원 16만 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은 자신의 고용주를 친구나 가족에게 추천할지 여부, 동종업계 타 회사에 대한 평가, 소속 회사 평가(이미지, 경제적 영향, 인재 개발, 성 형평성,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특히 코로나 대응에 대한 만족도도도 설문 대상에 포함됐다.

우리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와 LG 외에 네이버 37위, 아모레퍼시픽 42위, 한국석유공사 62위, CJ 64위, 농심 72위, 엔씨소프트 73위, 만도 74위, 현대자동차80위, 현대중공업지주 90위로 100위 안에 들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과 건강,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사 낸드플래시 메모리사업 부문 10조원대에 M&A는 한국 기업으로 최대 규모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단숨에 글로벌 2위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와 함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 2위에 오르게 됐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설 최고의 한 수로 평가 받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뜨거운 사업이자 제2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1위는 LG화학이다. 올해 1~5월 누적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에서 LG화학이 25.1% 점유율로 중국 CATL(23.8%)을 제치고 1위가 됐다. 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간 25%씩 성장해 2025년 18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 150조원 규모를 웃돈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기업가 정신이 LG화학의 배터리 세계 1위 비결이다. 구본무 회장은 1990년대 초 영국 출장길에 충전식 2차 배터리를 접한 뒤 미래 먹거리로 확신했다. 2005년 2000억 가까운 적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미국 GM을 뚫었고 포드, 폭스바겐, 르노 등에서도 LG에 손을 내밀었다.

눈부신 우리 기업들의 성과를 글로벌 시장에서는 부러워하지만 국내 상황은 딴 판이다. 반기업 친노조를 정의인양 외치면서 기업의 목을 옥죄고 있다. 제계의 반대에도 정부와 여당의 ‘기업규제 3법(공정경제 3법)’은 폭주하고 있다. 재계의 호소에 청와대와 여당은 귀를 막았다.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 중 대주주 의결권 ‘3%제한룰’에도 시늉만 한다. 기업 경영권이 위협 받고 있다. '전시 상황'이라는 정부가 되레 총을 빼앗고 있다. 무장해제를 강요한다. 기업을 격려해도 모자랄 판에 목을 조르고 있다. 글로벌 평가에서 일류로 평가 받는 기업을 3류의 정부가 망가뜨리고 있다. 정치가 대한민국 국격을 흔들고 있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