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견제 통로인 기자실의 폐쇄적 구조개선 시급


국민의 수신료와 사회적 공기인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방송이 출입처에 대해선 알권리를 내세워 자료제공 등을 요구하고 취재편의를 제공받고 있지만 자사의 정보제공이나 출입기자의 접근에 있어서는 후진적인 폐쇄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기관이나 사기업 등의 기자실은 단순히 홍보의 기능뿐 아니라 기자실을 통해 언론이 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있지만 방송사는 기자실을 폐쇄적이며 정보공개에 있어서도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아 언론이 우리사회에 마지막 남은 개혁대상으로 지목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결국 유명무실한 기자실과 홍보실의 프레스언프렌들리한 모습으로 언론권력을 지속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여 법적 제도적인 수단을 통해서라도 좀더 개방적인 지상파방송사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까다로운  출입 절차

KBS의 출입등록은 2개월간의 언론사 활동내역을 평가해 등록 여부를 결정하고 등록되면 기자실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60여개의 매체가 출입하고 있다.

MBC는 6개월 동안 출입신청을 한 매체의 활동을 보고 등록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40여개의 매체가 출입하고 있다.

SBS 홍보실은 출입등록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으며 현재 60여 매체가 출입하고 있어 당분간 추가 출입허용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SBS기자실 이용은 기 등록된 매체에 한해 이루어지고 있다. 

 3사는 공히 명문화된 출입규정 등이 없은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네이버에 뉴스검색에 포함되야 한다는 곳도 있지만 왜 공적 기업이 포털사이트 뉴스검색포함여부를 기준으로 하는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반면 일반 정부기관은 기자협회, 인터넷기자협회, 인터넷신문협회 등에 가입된 매체는 등록이 가능하며 보도자료수신과 브리핑참여가 가능하다.

 

◆ 낡고 불편한 기자실

KBS 기자실은 공간이 협소하고 청결하지 못하며 6개의 좌석과 6인용 쇼파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전화기가 1대밖에 없어 불편하고 프린터 등의 사무용품도 없으며 구내식당이용도 허용되지 않고 있다.



KBS기자실
▲KBS기자실


모매체의 KBS출입기자는 “홍보실에서 정보제공은 매우 잘 처리되고 있다”고 말하며 기자실에 대해선 “다소 필요 없는 장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장소가 협소해 많은 기자들이 출입 시 불편을 느낀다”라고 지적했다.


MBC 기자실은 좌석이 2개 있고 4명이 앉을 수 있는 쇼파와 테이블이 있다.  프린터, 복사기 등의 편의는 제공되어 있지 않다. 본사의 사무공간이 비좁은 관계로 임시로 마련한 공간인 것으로 보이며 홍보실의 관계자는 상암동으로 본사를 이전하게 되면 새로이 기자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 출입기자는 “방송사가 좁아서 기자실을 운용하는데 버거운 것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조금만 신경을 써서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MBC 기자실
▲MBC 기자실



한편 모매체의 기자는 SBS 기자실은 6~7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으며 타방송사 기자실과는 다르게 편의시설 제공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 친절함 갈길 멀어

출입기자들이 바라보는 방송사 홍보실의 응대태도는 일반 사기업은 물론 정부,공기업에 비해 친절함과 고객만족 마인드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얼마전 미디어펜 기자가 SBS 목동본사를 방문하여 안내데스크에서 홍보실에 전화로 "인사드리러 왔다."라고 하니 홍보실직원이  " 안오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등 일반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불친절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무한경쟁에 놓인 사기업이 아닌 거의 독점시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마인드를 보면 미디어의 위기라고 하는 것은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릴만큼 고압적이고 불친절한 태도를 읽을 수가 있어 파격적이며 자발적인 노력이 우선 선행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위원회 기자실
▲금융감독위원회 기자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사 기자실과 홍보실은 출입매체들의 이용이 극히 저조한 (방송사 들은 이런 효과를 노릴 수도 있겠지만) 반면 정부기관인 금융감독위원회 기자실의 경우 친절한 홍보실직원들, 명쾌하고 합리적인 출입절차, 적절한 편의시설 제공 등으로 인해 많은 기자들이 항시 찾고 있다.


방송사들의 기자실 이제는 온 국민에게 투명하게 열려 방송사가 어두운 권력기관이 아닌 시청자가 보더라도 수신료라도 더 올려주고 싶은 방송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