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 전셋값 0.51% 상승…매매가 0.31% 상승·9월 월세지수 101.2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주택임대차보호법의 여파로 이번 주 서울 전셋값 변동률이 9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높게 치솟은 전셋값이 매매 심리와 월세 수요를 자극해 매매가와 월셋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0.51%로 2011년 9월 이래 상승폭이 가장 크다. 서울 전셋값은 69주 째 쉬지 않고 상승 중이다. 

특히 △강북구 0.89% △관악구 0.85% △동대문구 0.81% △은평구 0.78% △도봉구 0.75%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기 전셋값은 지난 주에 비해 0.56% 올랐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업계에서는 터무니없이 상승한 전셋값이 매매 심리까지 자극시키고 있다고 본다.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비싸게 거래된 모습도 보였다. 지난 달 서울 양천구 신월동 해태아파트 전용면적 59.51㎡는 2억8000만원(4층)에 전세 계약됐다. 같은 달 이 면적의 실거래가는 전셋값보다 3000만원 빠진 2억5000만원(12층)을 기록했다. 동일한 아파트 같은 면적 아파트의 전셋값이 매매가를 앞지른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매매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며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주에 대비 0.31% 상승했다. 변동률이 지난 주에 비해 0.09%p 커졌다. △강북구 0.59% △구로구 0.56% △노원구 0.55% △은평구 0.51%에서 상승폭이 컸다. 경기 아파트 상승률은 0.36%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공급 물량이 줄고 전세 매물도 부족해 9억원 이하 단지나 소형 평형, 외곽 지역 주택 위주로 거래되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공행진하는 전셋값은 월셋값 상승도 부추겼다. 월세는 고정비 지출이 커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거주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월세 갈아타기'를 강행하는 주택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가을이사철 수요까지 겹치며 월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23일 KB국민은행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1.2를 기록했다. 8월에 비해 0.8p 오른 수치다. 월세지수는 2019년 1월 월셋값을 100으로 놓고 변화량을 비교한 지표다. 전용면적 95.9㎡ 이하 아파트를 대상 표본 조사를 통해 집계한다. 2015년 12월부터 발표한 수치가 101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셋값 상승 역시 임대차 3법 부작용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 말 본격적으로 시행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보호법으로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예상한 집주인들은 전셋집을 거둬들였다. 전국적으로 전세가 자취를 감추자 전셋값이 뛰기 시작했고 월세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7월까지 0.4% 미만이던 월세 상승률은 8월 0.52%, 9월 1.31%로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1%대 상승률을 보인 것 역시 집계 시작 이후로 최초다.

KB부동산 리브온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비강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상승이 높으며 전세 물량 부족으로 매매로 전환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며 전세와 함께 동반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87.3으로 급상승하는 전셋값에 상응해 매매에 대한 전환 문의가 미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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