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가 29연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하빕은 25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254 메인이벤트에서 잠정 챔피언 저스틴 게이치(32·미국)를 맞아 2라운드 1분35초 만에 서브미션(트라이앵글 초크)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하빕은 종합격투기 전적 '29전 전승'의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하빕의 연승 제물에는 코너 맥그리거, 더스틴 포이리에 등 강자들도 포함돼 있다. 게이치까지 꺾은 하빕은 사실상 라이트급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UFC 무대에 뛰어든 후 전적은 13승 무패다.

   
▲ 사진=UFC 공식 SNS


지난 5월 토니 퍼거슨을 상대로 TKO승을 거두고 잠정 챔피언에 올랐던 게이치는 하빕과의 대결 승리를 자신했지만 실력 발휘를 못한 채 4연승을 마감했다.

하빕의 테이크다운을 게이치가 얼마나 버텨낼 지가 이번 매치의 관전 포인트였다. 레슬러 출신이면서도 강력한 펀치를 소유한 게이치이기에 작전을 어떻게 펴느냐에 따라 승산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게이치는 테이크다운을 피하기 위해 가드를 내렸고, 하빕은 스텝으로 쫓아가 얼굴에 타격을 가했다. 게이치도 연속 펀치와 레그킥으로 맞섰다. 1라운드 막판 하빕이 기어이 첫 번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 암바를 시도하려 했으나 라운드 종료 공이 울렸다.

2라운드에서도 하빕은 계속 게이치를 붙잡기 위해 달려들었고, 게이치는 레그킥으로 데미지를 가했다. 하지만 하빕에게는 다 작전이 있었다. 하빕의 킥 시도 때 재빨리 뒤로 파고들어 테이크다운 했다. 이후 기민하게 서브미션 동작으로 들어가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었다. 게이치는 탭을 치며 항복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승리 후 하빕은 케이지 바닥에 엎드려 한동안 오열했다. 승리의 기쁨 때문이 아니라 지난 7월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생각 때문이었다. 

하빕은 승리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다. 아버지가 없는 가운데 싸운다는 것에 큰 의미를 못 느낀다"고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는 "(UFC)13연승도, 통산 29연승도 대단한 기록이다. 앞으로 후진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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