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삼성토탈 등 피인수 4개사 직원들이 최근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등 한화그룹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의 대처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 3일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단체협상을 통한 성과급여와 복리후생비 지급·고용승계 원칙을 삼성 4개사 인수 과정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테크윈·삼성토탈 등 피인수 4개사 직원들이 한화그룹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의 대처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사진=한화 제공

한화는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와 현재 상황이 닮아있다고 보고있다. 당시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한생명의 노동조합은 고용승계와 급여·복리후생 감소 등을 우려하며 인수 과정에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노조를 설득한 끝에 공식 인수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익분배(PS) 제도를 처음 도입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단체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그해 5월 한화생명 직원들은 본봉의 5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처음으로 받았고 이후 지금까지 매년 성과급이 지급되고 있다.

당시 옛 대한생명 직원들은 “한화그룹의 계열사 수준으로 급여가 내려갈지 모른다”고 우려했지만 한화그룹은 인수 전 급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1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생명 인수 후 12년이 지난 현재도 경영기획팀장·인사팀장·경영관리팀장ㄱ마케팅팀장 등 주요 보직 부서장들은 한화그룹의 인수전에 입사한 직원들로 파악됐다.

한화생명 인수 당시 “고용 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방침에 따라 인수 직후인 지난 2003년과 2004년 보험업계가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을 전개할 때도 한화생명은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고 2005년에야 소폭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또 한화생명 직원들의 복리후생비용·경조사비용·단체보험 가입금액 등도 한화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강기수 한화그룹 상무는 지난 3일 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인수 대상 기업 임원들에 대한 고용승계는 최대한 중용해서 쓰겠다”며 “삼성 직원들의 매각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설립되더라도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때처럼 딜이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근로자들은 최근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등 삼성 계열 4사 직원들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