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화 건설부동산부장
[미디어펜=김병화 기자]전세대란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70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매물 부속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임대차 3법 시행은 기름을 부었다. 임대차 기간이 사실상 4년으로 늘어나면서 전셋값 상승폭도 커지고 있다.

전세대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 8월부터 21개월(90주) 간 이어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2014년 5월에서야 멈췄다.

전세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월세시장이 고개를 들었다. 2013년 20% 안팎에 불과했던 월세 비율은 2016년 3월 38.1%로 치솟았다.

2016년 국정 과제 세미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차피 전세시대는 가게 되는 것"이라며 월세시대 돌입을 기정사실화 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전세시장은 2016년 이후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며 위기를 벗어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입주 물량은 2016년 8만7000가구, 2017년 7만5000가구, 2018년 7만4000가구에 달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020년 전세대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입주 가뭄이다. 내달 서울 입주 물량은 296가구에 불과하다. 지난 2018년 4월 55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다.

내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서울 입주물량은 올해(4만8567가구)보다 48.5% 급감한 2만5021가구에 그칠 예정이다.

여기에 전세 계약기간 연장(2년→4년), 전세금 인상률 제한(5%) 등을 골자로 한 임대차 3법 시행은 전세 공급 부족에 힘을 보태며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세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월세 전환은 주거비 부담이 크고, 중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매매조차 여의치 않다.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 바 ‘깡통전세’ 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전세대란으로 갭투자가 성행했던 2015년 전세보증금 미수금액은 1134억4617만337원(3645건)에 달했다. 이후 2016년 920억8261만원(2948건), 2017년 621억4856만원(1919건), 2018년 602억8259만원(1738건), 2019년 730억1019만원(2092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땜질처방과 책임회피에 급급하다. 지난 10년 동안 전세대책을 검토해봤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며 투정만 부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 뚜렷한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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