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염경업 SK 와이번스 감독(52)이 결국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물러났다.

SK 구단은 30일 염경엽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건강문제까지 겹쳐 SK의 다음 시즌 준비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해 자진 사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염경엽 감독의 사퇴 의사에 민경삼 신임 구단 대표가 만나 설득했으나 염 감독은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SK 와이번스


염 감독은 구단을 통해 "SK 팬 여러분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시즌 중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사퇴를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를 강팀으로 변모시키며 감독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염 감독은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히어로즈가 탈락하자 사령탑에서 자진해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염경엽 감독은 SK 단장직을 맡는 파격 행보를 보이며 단장으로 2년간 SK 선수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2018년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힐만 감독의 현장 지도력과 염경엽 단장의 프런트 파워가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SK를 우승으로 이끈 힐만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가자, 염 감독은 힐만의 후임으로 단장에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는 또 한 번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3년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 25억원의 당시로선 최고 대우를 받으며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염 감독이 지휘한 SK는 지난해 정규시즌 1위를 달리다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에 추격당해 우승을 놓쳤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SK가 초반부터 바닥권 성적에 머무르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수면과 식사를 제대로 취하지 못한 염 감독은 6월 25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 도중 덕아웃에서 쓰러졌다.

염 감독이 건강을 회복하기까지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지만 SK는 성적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염 감독은 2개월여 공백기 후 9월 1일 감독 자리로 복귀했으나 닷새 후 기력 저하로 다시 병원으로 향해야 했다. 결국 SK는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렀고, 최종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염 감독은 건강 문제로 사령탑 자리를 오래 비운데다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

염 감독이 물러남에 따라 SK는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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