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부문 수익성 개선…저가 원료 투입 비중·재고관련이익 확대 영향
동절기 진입 따른 등·경유 수요 증가…윤활기유 스프레드 '굳건' 예상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현대오일뱅크가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4분기 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정제마진은 전주 대비 배럴당 0.6달러 상승한 1.7달러로 집계됐다.

3분기 평균 0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10월 들어 평균 1.6달러 수준까지 높아졌으나, 손익분기점(BEP)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아직 GS칼텍스의 실적이 나오지 않았으나,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난 덕분에 정유부문 성적표는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석유사업에서 43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3분기에는 38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도 같은 기간 -3587억원에서 -576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손실이 확대됐으나, 영업이익률은 -0.9%에서 -0.6%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간 정유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던 비정유부문의 실적은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은 납사값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이익에도 아로마틱계열 제품의 시황 부진으로 마진이 하락하고, 연료값도 오르면서 5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원가 상승으로 마진이 축소됐음에도 북미·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706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에쓰오일 석유화학부문도 48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포장재·섬유용 수요가 많아지면서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수급 개선에 따라 폴리올레핀(PO) 마진도 확대됐으나,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 부진 및 벤젠 수급 악화 등의 여파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윤활기유부문은 수요 회복 및 원재료 가격 인상 속에서 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혼합자일렌을 생산하는 현대케미칼이 361억원, 카본블랙을 생산하는 현대오씨아이와 상업용 유류터미널인 현대오일터미널도 각각 62억원·37억원을 달성하는 등 비정유부문이 선전했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SK이노베이션 오클라호마 광구·GS칼텍스 여수공장·에쓰오일 RUC·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사진=각 사


업계는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완만하게 상승하고 △난방수요가 발생하는 동절기에 진입한 가운데 △산업수요도 회복되는 등 4분기 들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는 비수기 진입으로 마진이 소폭 감소할 수 있겠으나, 경유의 반등이 예상된다. 다만 미국·유럽 등 선진국 내 코로나19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는 것을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최근 정유사들의 실적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해온 윤활유의 경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고급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주요 설비들의 정기보수 등에 힘입어 견조한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공장 증설 등으로 PX 시황이 좋아지고 있고, 벤젠·PP·PO 마진도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정제마진도 점차 개선되는 등 정유부문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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