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가장 두려운 경쟁자...이들이 만들어내는 유통 생태계 또 다른 독과점 우려 낳을지 지켜볼 일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지금 유통업계 강자가 롯데, 신세계 정도라면 향후 유통 시장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잡지 않을까요. 쿠팡 정도 살아남을 수 있겠네요."

   
▲ 김영진 유통팀장

최근 만난 이커머스기업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때 유통업계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롯데, 엄청난 투자를 이끌며 이커머스 공룡으로 커나갔던 쿠팡 등이 정작 제일 두려워했던 경쟁자는 검색 포털이었던 네이버와 카카오였다. 

지금 유통 시장은 온-오프라인 경쟁이 아닌, 정통 유통업체와 IT 기업 간의 경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계가 없어진 하이브리드형 유통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한 온라인 서비스는 네이버로, 결제금액이 20조92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 17조원을 넘어서는 수치이다. 

네이버쇼핑은 공식적으로 거래액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네이버 결제 서비스 대부분을 네이버쇼핑이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쿠팡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카카오커머스도 '선물하기' 거래액이 2017년 1조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전 국민이 가입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검색포털 네이버는 상품검색부터 가격비교, 간편결제까지 쇼핑과 관련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도 '선물하기'를 이용해 무섭게 시장을 키우고 있다. 

   
▲ 지난달 26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오른쪽)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CJ-NAVER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 장면./사진=CJ그룹

네이버는 최근 CJ E&M, CJ대한통운 등 CJ그룹과 손을 잡았다. 콘텐츠·플랫폼·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제휴하고 사업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이다.

e커머스·물류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의 e-풀필먼트 서비스가 네이버의 전략적 파트너로 본격적으로 나선다. 양사는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e-풀필먼트 사업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의 방법을 통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는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e커머스 쇼핑·물류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난달 29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이랜드와 카카오가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이랜드 시스템즈 김지원 부장, 이랜드 시스템스 문옥자 대표, 이랜드그룹 최고 전략 책임자 최형욱 전무, 카카오 정의정 수석 부사장(CBO), 카카오 비즈플랫폼 책임자 서성욱 이사, 카카오 스마트채팅플랫폼 책임자 김유미 이사./사진=이랜드그룹

이랜드그룹은 카카오와 손을 잡고 온라인 쇼핑의 판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이랜드는 그룹이 가진 유통, 패션, 외식, 호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카카오톡 기반의 온라인 쇼핑 채널을 확보하고, 카카오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군의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유통업계의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유통 생태계가 상생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독과점 우려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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