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3일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류현진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가 류현진과 함께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두고 경합한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 내셔녈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2년 연속 후보로 선정됐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이며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은 2위로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1위표를 획득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류현진 자신은 2년 연속 사이영상 후보가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마침 후보자가 발표된 이날 귀국해 있던 류현진은 처음 공식 일정에 나서 취재진과 만났다. '스포츠 인권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류현진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을 찾았던 것.

토론토 이적 첫 시즌을 보낸 소감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날 발표된 사이영상 후보 관련 얘기가 나왔다. 류현진은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워낙 (경쟁자들과 성적) 차이가 나서 어려울 것 같다"면서 "최종 후보에 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류현진의 수상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류현진은 시즌 12경기 출전해 67이닝 투구,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가장 수상이 유력한 셰인 비버는 12경기 출전, 77.1이닝 투구, 8승 1패 평균자책점 1.63으로 류현진보다 성적이 훨씬 앞선다. 마에다 겐타는 11경기 출전해 66.2이닝 투구, 6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류현진과 비슷한 성적을 냈다.

미국 매체 역시 비버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류현진도 충분히 사이영상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팬사이디드'는 4일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셰인 비버의 차지로 보인다"고 했지만 "류현진이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그는 가치를 증명했고, 선발투수들 가운데 눈부신 활약을 펼친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만약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수상하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며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상을 높게 평가했다.

이 매체는 "토론토는 이번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고, 지난 오프시즌에 영입한 류현진이 팀에 안정감을 제공했다"고 류현진이 성적 이상으로 팀 기여도가 높았던 사실을 강조했다.

실제 토론토는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진의 중심이 돼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이끈 덕분에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류현진 역시 "포스트시즌이 일찍 끝난 건 아쉽다"며 탬파베이 레이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패해 일찍 가을야구를 마감한 사실을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잘 던졌다. 전체적으로 만족한 시즌"이라고 2020시즌 스스로에 대해 후한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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