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출 시장 미국의 향후 경제 정책 변화에 시선 집중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가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의 향후 4년 경제 정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혹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모두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이번 미국 대선이 기업 전략에 미칠 파장에 대해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연합뉴스

특히 기업들은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 정책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중국과의 힘겨루기, 자국보호 정책 등 우리 수출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리스크 축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선 후 미국이 내놓을 메시지를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다각적인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트럼트 대통령 재선보다 우리 경제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서를 통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한국 수출 증가율에는 2.1%포인트, 경제성장률에는 0.4%포인트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재선보다 바이든 당선 때 한국 총수출 증가율 동력은 연평균 0.6∼2.2%포인트, 경제성장률 상승 압력은 0.1∼0.4%포인트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편에서는 미국 대선 이듬해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대선이 치러진 해보다 위축되는 경향을 보인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산업통계분석시스템(iSTANS)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30년 간(1988~2018년)을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대선 다음해(8개년도) 대미 수출액 전년대비 성장률 평균은 –4.2%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1975년 터프트와 노드하우스가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경기순환(정치적 경기순환)에 주목했다. 1988~2018년 기간 동안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14억7000만달러에서 730억4000만달러로 3.4배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4.2%이다.

반면 미국 대선 이듬해의 전년대비 수출액 성장률 평균은 –4.2%였다. 총 8회의 미 대선 직후 다음해 중 5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18.7%)를 기록했고, 2013년에는 직전 해 발효된 한미 FTA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의 플러스 성장률(+6.0%)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던 2009년을 제외하더라도 대선 다음해의 전년 대비 성장률 평균은 –2.1%로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역시 미 대선 이듬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00~2019년 성장률 평균은 29.8%인데 반해, 미 대선 이듬해 성장률은 5차례 사례 중 4차례에서 마이너스(전년대비)가 나타났고, 성장률 평균은 –23.5%였다.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해는 2013년 한차례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대선 이후에는 미국 신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대미 수출에 기회요인도 일부 존재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지속,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으로의 리쇼어링 확대 등 대미 수출의 악재들이 산적해 있어, 신정부와의 원만한 통상 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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