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운 계약 마무리 위해 최선…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노력 기울일 것"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앞으로 3년 내에 낸드의 자생적 사업역량을 갖추고, 5년 내에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을 인수 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4일 3분기 경영실적 발표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D램 선도 기업으로만 인정받아왔던 기업가치를 인텔 낸드 인수를 통해 톱 메모리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 이석희 SK하이닉스 CEO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 인텔과 낸드 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에 대한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낸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팹 등이다. 옵테인사업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인수 총액은 90억달러(10조3000억원)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SSD 관련 IP 및 인력 등)과 중국 다롄팹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한다.

이후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달러를 추가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지적재산(IP), 연구개발(R&D) 인력 및 다롄팹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를 보유한다.

이날 이 사장은 "그동안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온 낸드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은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이며 이를 위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낸드 시장 규모가 2030년에 지금의 5.7배에 달하는 51억 테라바이트(TB)에 달하고, 속도와 전력소모가 월등히 뛰어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비중도 40% 중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낸드 사업 시작이 늦었던 핸디캡을 기술로 극복해왔지만 시황 변동으로 성장의 중요 변곡점에서 목표했던 만큼 도약의 속도를 낼수 없었다"며 "낸드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 빠르게 확보하고 후발주자로서 단기간에 개선 쉽지 않았던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텔 낸드 인수 비용 우려 대해 이 사장은 "(계약이)순조롭게 클로징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수 대금은 총 90억 달러 중 내년 말까지 1차로 70억달러를 지급한다"며 "절반 가량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을 활용하고, 잔여금은 차입 등 외부조달과 필요시 자산 유동화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사장은 "중기 적으로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 하는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신중한 캐팩스 정책 운영으로 차입금을 관리하고, 다른 팹은 해당 팹에서 창출되는 수익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장은 "SK하이닉스는 128단 낸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차세대 제품도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128단 제품과 인텔이 갖고 있는 우수한 기업용 SSD 솔루션 기술을 접목한다면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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