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의 19세 고졸 신인투수 이민호가 포스트시즌 무대의 무게를 실감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서 씩씩하게 잘 던졌지만 3실점하고 4회 강판했다.

이민호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 3⅓이닝 3실점하고 4회 위기 상황에서 물러났다. 5개의 안타를 맞았는데 홈런 1개가 포함돼 있었고 사사구 4개(2볼넷 2사구)를 내줬다. 탈삼진은 4개.

   
▲ 사진=LG 트윈스


LG가 올해 신인인 '영건' 이민호에게 준PO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긴 것은 복합적인 이유였다. 외국인 투수 윌슨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해 아직 컨디션이 완전치 않아 5일 2차전 선발로 예정됐고,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낸 켈리는 2일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등판해 3차전(7일)까지 가야 등판이 가능하다. 

또한 류중일 감독은 신인이면서도 대담한 성격과 빠른 공을 앞세워 과감한 승부를 할 줄 아는 이민호의 패기를 믿었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결코 녹록지 않았고, 디펜딩챔피언 두산 타자들은 노련하고 강했다.

이민호는 1회말 첫 타자 허경민을 초구에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데 이어 페르난데스에게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등판하자마자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2실점으로 시작한 것. 그래도 이민호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3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말에는 2사 후 정수빈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내줬지만 삼진 2개를 곁들여 깔끔하게 막아냈다. 3회말에는 페르난데스에게 볼넷,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로 몰렸으나 박건우를 2루수 땅볼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민호는 4회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좋지 않았다.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정수빈을 짧은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해 실점하지 않고 1아웃을 잡았지만 노련한 오재원의 노림수에 당해 우중간 담장을 맞는 큼지막한 2루타를 맞고 추가 1실점했다.

다음 허경민에게 또 몸에 맞는 공을 던져 1사 만루가 되자 류중일 감독은 투수 교체를 했다. 이민호를 내리고 진해수를 구원 등판시켰다.

다행히 진해수가 페르난데스를 유격수 쪽 병살타로 유도해 더 이상 점수를 내주지 않고 4회말을 마무리했다. 이민호가 책임져야 할 실점도 늘어나지 않았다.

이민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LG 타선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두산 선발 플렉센의 150km대 강속구에 눌린 LG는 4회까지 산발 3안타만 치고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이민호는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해 그대로 LG가 패할 경우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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