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위상 되찾고 정비사업 도약 위해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동부건설이 올해 들어 정비사업에서 대형건설사를 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을 유지해오던 동부건설인 만큼 과거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풍부한 자금력에 비해 정비사업 경험, 금융비용과 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여전히 뒤쳐져 대형건설사들을 제치고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 동부건설 사옥 전경./사진=동부건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대림산업과 시공권을 놓고 경쟁을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마감된 종광대2구역 재건축 사업의 입찰에 동부건설이 참여했고 마감 직전 대림산업이 뛰어들면서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대림산업은 시평액 11조1639억원의 시공능력평가 3위 건설사다. 사업비 1100억 원대로 추정되는 전주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은 전주시 인후동1가 일대 3만1243㎡에 지하 2층~지상 15층, 7개 동, 전용면적 33∼84㎡ 공동주택 526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동부건설은 해당 사업지에서 수주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이에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 드는 금융비용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전주 종광대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위한 금융업무협약'을 체결하기까지 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재개발 사업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금융비용"이라면서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에 수반되는 모든 금융비용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신속히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가 전주 출신인 만큼 이번 사업을 각별하게 생각한다"면서 "차별화된 설계와 품질로 센트레빌의 품격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동부건설은 경기 남양주 덕소3구역 재개발에서도 정비사업강자인 GS-대우건설 컨소시엄과 2파전을 치룰 전망이다. 

해당 사업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111-2 일대를 지하 3층∼지상 30층, 2908가구로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입찰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사비는 4000억원 규모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GS-대우건설 컨소시엄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정비사업 강자로 일컬어지는 시공능력평가 4위 GS건설은 시평액이 10조4669억원에 달하고, 6위인 대우건설도 시평액이 8조4132억원 수준이다.

앞서 동부건설은 지난 4월 현대건설-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과 대전 중구 대흥동1구역에서 수주전을 펼쳤지만,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당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승기를 잡은 현대건설-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은 참석조합원 149명(전체 조합원 253명) 중 146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동부건설을 겨우 3표를 얻는 데 그쳤다.

동부건설은 올해뿐 아니라 2005년에도 대형건설사와의 맞대결에서 패배한 이력이 있다. 2005년 서울 은평구 수색5구역 재개발에서 SK건설과 수주전을 치뤘지만 이역시 참담한 패배로 끝났다.

대형건설사를 꺾기 위한 동부건설의 몸부림은 현재 진행형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5계단 상승하며 21위에 오른 기세를 몰아 도시정비사업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동부건설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시장에서 승기를 거머쥔 점도 도전을 이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서초구 신성빌라 재건축을 시작으로 △강북구 삼흥연립 재건축 △서대문구 홍제2구역 도시환경정비 등 다수의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지에서 시공권을 따냈다. 

일각에서는 동부건설이 아직까지 브랜드 인지도와 이렇다 할 정비사업 경험이 부족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게다가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10대 건설사를 꺾은 사례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주 종광대2구역이나, 덕소3구역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만 있다면 향후 정비사업 전망은 밝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또다시 패배로 끝날 시 정비사업에서의 입지는 더욱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부건설은 올해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강남시대를 여는 만큼 협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정비사업에서도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건설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5계단이나 상승함에 따라 과거의 동부건설 위상을 되찾으려고 하고 있다"며 "특히 사업팀 내부에서도 자신감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건설사와 맞붙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정비사업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사업에서 수주를 따내기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있다"며 "대형건설사와의 체급차이를 인정하고 또 패배할지라도 인지도 하락 우려보다는 경험을 쌓았다는 데 의의를 둘 것"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건설은 서울역 앞 '아스테리움서울'에서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로 사옥을 이전한다. 다음달 16일부터 새 사옥 ‘코레이트타워’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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