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펜실베이니아‧미시간‧조지아 이어 네바다에서도 개표중단 소송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 무산되고 하원서 대통령 선출 상황 맞을 수도
트럼프 ‘배럿 효과’ 노려 연방대법원으로 갈 땐 1월20일 취임식도 차질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 대통령선거가 5일(현지시간) 3일째 개표 중인 가운데 남아 있는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맹추격 중이다. 개표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우편투표가 급증한 탓에 차기 대통령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라 개표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고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까지 바이든 후보는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64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확보했다고 AP통신과 AFP통신은 분석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애리조나를 아직 경합주로 보고 바이든 후보가 253명, 트럼프 대통령은 241명을 확보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이거나 최종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주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네바다(6명), 알래스카(3명) 6곳으로 분류된다. 

이중 선거인단이 20명으로 가장 많은 펜셀베이니아에서만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나머지 5곳의 결과와 무관하게 당선을 확정짓게 된다.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을 253명으로 보더라도 펜셀베이니아 20명을 더하면 273명이 되어 ‘매직 넘버’ 270명을 넘기게 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선 95%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49.6%, 바이든 후보가 49.2% 득표율을 얻고 있지만 격차가 계속 좁혀지는 추세다. 94% 개표 현재 두 사람의 격차는 0.7%포인트였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에 실패할 경우 네바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선 여부를 기다려야 한다. CNN방송에 따르면, 6명의 선거인단인 걸린 네바다에서 바이든 후보는 89% 개표 현재 0.9%포인트를 앞서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에선 99%가 개표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49.4%의 득표율로 동률을 이뤘다. 이 역시 바이든 후보가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이어서 마지막 남은 1% 개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애리조나에선 90% 개표 현재 바이든 후보가 50.1%, 트럼프 대통령이 48.5%로 1.6%포인트 차로 바이든 후보가 앞서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95% 개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50.0% 득표율로 48.6%의 바이든 후보를 1.4%포인트 앞서고 있다.

네바다는 98% 개표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4%, 트럼프 대통령이 48.5%로 0.9% 포인트 차를 기록했다.  

   
▲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오른쪽)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선 바이든 우세, 트럼프 불복 예고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연합뉴스

현재 네바다는 하루에 한번 개표 결과를 업데이트하고 있고, 노스캐롤라이나는 95% 기준 개표 결과를 공개한 이후 나머지는 개표 종료 후에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표 1%를 남긴 조지아주는 돌연 개표 중단을 선언했다. 그 이유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또 우편투표와 관련해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일인 3일까지 소인이 찍힌 투표용지에 대해 6일까지 도착 시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했고, 네바다는 10일까지 도착,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까지 도착한 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서 이르면 이날 밤 개표 결과가 먼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 중 한 곳에서라도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즉각 대통령 당선자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에서 이긴다면 네바다와 노스캐롤라이나 결과까지 봐야 한다.

이처럼 미 대선 개표 결과가 초박빙에 혼전을 빚으면서 당선인 확정이 늦어지는 혼돈이 일면서 최악의 불복 사태를 예견하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조지아 등에서 개표중단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근소한 표차로 패배한 위스콘신엔 재검표를 요구했다.

다만 조지아주 1심 법원은 트럼프캠프 측의 소송을 기각할 전망이다. 이 법원은 트럼프캠프 측이 개표를 문제 삼으면서도 이미 개표가 한참 진행된 이후 뒤늦게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대상도 잘못됐다며 개표 중단 청구를 기각하는 구두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가 우편투표와 관련해 6일까지 도착한 투표용지를 인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연방대법원이 심리를 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이를 사건을 맡아 다룰 경우 다른 주 투표용지에 대해서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면서 이번 선거는 “사기 선거”라며 대법원으로 갈 것을 예고했다. 사실상의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대선 이전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을 지명하면서 연방대법원을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재편할 때부터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효과’를 보기 위해 선거 불복 소송전을 벌일 경우 지난 2000년 대선 이후 판결까지 한달이 걸린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사태를 능가하는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종료 시점인 2021년 1월20일 정오까지 백악관 집무실을 비우지 않아 새 행정부에 의해 강제 구인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도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