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의 신인 투수 소형준(19)이 찬사를 한몸에 받고도 팀 패배로 활짝 웃을 수 없었다. 두산 베어스의 백업 외야수 김인태는 단 한 번 찾아온 기회에서 천금의 결승타를 때려 환하게 웃었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은 접전 끝에 두산이 3-2로 이겨 기선을 제압했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두산 선발 플렉센은 7⅓이닝을 던지며 삼진을 무려 11개나 잡아냈고 2실점 호투했다. 마운드를 물러날 때까지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2-0으로 두산이 리드를 잡은 후인 8회말 1사 2, 3루에서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겼는데, 이영하가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유한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플렉센은 2실점을 떠안고 승리투수 기회도 놓쳤을 뿐이다.

플렉센의 호투야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선발 맞대결을 벌인 소형준의 역투는 놀라웠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가 중요한 첫 경기 선발로 고졸 신인 소형준을 내세운 것부터 파격이었다.

소형준은 자신의 몫을 100% 이상 해냈다. 6⅔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4개를 곁들여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0-0 상황에서 물러난 것이 아쉬웠지만 소형준의 이날 피칭은 감탄을 자아냈고, 찬사가 쏟아졌다.

   
▲ 사진=KT 위즈, 두산 베어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9회초 두산 공격이었다. 2-2로 승부를 알 수 없던 상황에서 두산은 선두타자 김재호의 안타와 대주자 이유찬의 도루 성공, 오재원의 보내기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조수행 타석 때 두산이 꺼낸 대타 카드가 김인태였다. 김인태는 앞서 LG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한 번도 출장하지 못했다. 이날 대타 출전이 올 포스트시즌 처음 맞은 타석이었다.

어떻게든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야 하는 임무를 안고 타석에 들어선 김인태는 KT의 바뀐 투수 조현우를 상대했다. 2볼 2스트라이크까지 간 다음 김인태는 조현우의 직구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으로 가는 적시타를 때렸다. 두산에 경기 막판 3-2 리드를 안긴 천금의 안타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처라는 중압감,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평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김인태가 결승타를 때려냈으니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을 만했다.

만약 이날 KT가 이겼다면 소형준은 찬사에 찬사를 더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인태가 안타 하나로 실속 있는 승리의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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