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한신 타이거스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KBO리그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에게 일본 팀들이 손을 내미는 것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일본 스포츠 매체 스포츠호치는 12일 "한신이 알칸타라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았다. 알칸타라를 두고 한국-미국-일본의 쟁탈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알칸타라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당연해 보인다. 알칸타라는 KBO리그 2년차인 올해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31경기 등판해 198⅔이닝이나 던졌고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다. 200이닝에 육박하는 피칭으로 철완을 과시하면서 20승 투수 반열에 올랐고, 31차례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를 27번이나 성공했다.

스포츠호치는 "한신은 올 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가 단 두 명뿐이다. 알칸타라는 한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완벽한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알칸타라의 올 시즌 성적이라면 한신뿐 아니라 일본 내 어느 팀도 탐낼 만하다.

   
▲ 일본 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알칸타라와 로하스. /사진=두산 베어스, KT 위즈


앞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가 KT 위즈의 외국인 강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영입 움직임을 보인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도 있었다. 올 시즌 타격 4관왕(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에 오른 로하스다. 일본 구단들이 뜨거운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으로 진출하는 것은 오래 된 일이다. 이전에는 실패 사례도 많았지만 KBO리그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져 최근에는 한국 무대에서의 활약이 일본 무대에서 성공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투수 앙헬 산체스가 올해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옮겨 8승 4패 평균자책점 3.08의 좋은 성적을 내며 일본리그에서도 안착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던 제리 샌즈도 올해 한신 유니폼을 입고 타율 0.257에 19개의 홈런을 날려 장타력을 인정받으며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았다.

더군다나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메이저리그는 정규시즌을 팀당 60경기 단축시즌으로 치렀다. 내년 메이저리그 선수 수급 상황도 불투명하고,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의 경기력은 많이 떨어져 한국과 일본 팀들의 영입 후보는 많이 줄어들었다. 일본 팀들로서는 KBO리그를 눈여겨봤다가 알칸타라나 로하스 같은 선수들에게 한국에서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 데려가는 것이 손쉽게 좋은 외국인선수를 확보하는 편한 루트가 될 수 있다.

국내 팀들은 외국인 농사에 성공했다고 마냥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됐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 팀들이 눈독을 들이는 외국인선수를 붙잡는 일이 갈수록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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