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T 위즈가 일단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의 역투가 KT에 귀중한 반격의 1승을 안겼다.

KT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5전3선승제) 3차전에서 5-2로 이겼다. 쿠에바스가 8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8회초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량득점을 올려 거둔 승리였다.

   
▲ 사진=KT 위즈


먼저 2연패를 당했던 KT는 첫 승을 올리며 역전 시리즈를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두산은 3경기에서 시리즈를 마감하지 못하고 KT에 반격을 허용했다.

양 팀 선발투수 쿠에바스와 알칸타라(두산)의 호투가 불꽃을 튀기며 7회까지는 0-0으로 팽팽히 맞섰다.

찬스는 KT쪽이 더 많았다. 1회부터 안타(조용호)와 2루타(황재균)가 이어졌지만 조용호의 도루 실패가 끼어 있어 선취점을 뽑지 못했다. 5회초에는 강백호의 2루타로 1사 3루 찬스가 만들어졌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6회와 7회초에는 연속해서 1사 2루 찬스를 잡았지만 역시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두산은 6회말 박건우의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잡은 1사 3루의 좋은 기회가 있었으나 페르난데스의 유격수 땅볼, 오재일의 삼진으로 3루주자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이렇게 양 팀의 무득점 행진이 계속된 것은 쿠에바스와 알칸타라의 위력적인 구위에 타자들이 눌렸기 때문이었다.

8회초 KT 공격에서 드디어 균형이 깨졌다. 2사 후 황재균이 볼넷을 골라나간 것이 대량득점의 출발이었다. 로하스의 안타로 1, 3루가 되자 앞서 찬스 때마다 해결을 못해줬던 4번타자 유한준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아냈다. 

두산 벤치는 투구수 105개에 이른 알칸타라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2차전에서 2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던 홍건희가 구원 등판했는데, 초구를 포수 박세혁이 뒤로 빠트려 3루주자 로하스의 홈인을 허용했다.

이 패스트볼에 의한 실점으로 분위기는 KT쪽으로 넘어갔다. 강백호의 고의4구 후 박경수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다. 여기서 배정대가 친 빗맞아 높이 뜬 볼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되면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두산은 홍건희를 다시 박치국으로 교체했으나 장성우의 좌전 적시타가 이어져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두산은 8회말 오재원이 쿠에바스로부터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9회말에는 김재환이 구원 등판한 주권으로부터 또 솔로포를 쏘아올려 2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너무 늦게 터진 홈런 두 방이어서 추격의 의미는 없었다.

쿠에바스는 8이닝을 단 3안타(1홈런)만 내주고 볼넷 없이 1실점으로 틀어막아 KT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9회에는 주권이 등판해 1이닝 1실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알칸타라는 8회 고비를 넘기지 못한데다 불펜 도움도 받지 못해 7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두산 타선은 이날 총 4안타밖에 치지 못해 안타수에서도 KT(11개)에 크게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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