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자신의 메이저대회 우승 텃밭과도 같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한 홀에서만 10타를 치는 수모를 겪었다. 그것도 파3 홀에서 나온 '셉튜플 보기'였다.

우즈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끝난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자, 5번이나 마스터스 우승 그린재킷을 입었던 우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단순히 순위만 떨어진 것이 아니라 타이거 우즈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굴욕적인 장면이 나왔다. 파 3(155야드), 12번 홀에서였다.

   
▲ 사진=PGA 공식 트위터


우즈는 이 홀에서 첫번째 티샷을 그린 앞 물에 빠트렸다.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도 또 물에 빠졌다. 그린 주변으로 날아간 볼이 경사를 타고 물로 내려갔다. 다시 벌타를 받고 친 5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 벙커로 향했다.

이후에도 우즈의 난조는 계속됐다. 벙커에서 친 샷이 미스가 나며 또 물속으로 빠졌고, 다시 벙커에서 불안정한 스탠스로 친 샷이 겨우 그린 위에 올라갔다. 무려 8타 만의 온그린이었다. 우즈는 두 번의 퍼트 끝에 총 10타로 악몽의 12번 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골프 용어에 익숙치 않은 팬들이 7개나 더 타수를 기록한 것을 '셉튜플 보기'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우즈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물론 셉튜플 보기도, 한 홀에서 10타를 적어낸 것도 우즈가 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처음 겪은 일이다.

우즈의 종전 한 홀 최다 타수는 23년 전인 1997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역시 파3 홀(3번 홀)에서 기록한 9타였다.

참고로 규정 타수보다 6타 많을 경우는 섹스튜플 보기(sextuple bogey), 7타 많을 경우는 셉튜플 보기(septuple bogey), 8타 많은 경우 옥튜플 보기(octuple bogey)라고 부른다.

한편, 더스틴 존슨(미국)의 우승으로 대회가 끝난 후 우즈는 전통에 따라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존슨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줬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