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특별법 발의 준비 등 신공항 건설 본격 추진 움직임
국민의힘, 신공항 지원 의사 밝혔지만 당장 지도부 의견차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이 변수로 등장했다. 결과에 따라서는 차기 대통령선거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미투 논란으로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경남(PK) 민심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 국책사업 이슈가 급부상한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용 셈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구나 동남권 신공항을 두고 경쟁했던 대구·경북(TK)은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로 PK의 민심을 얻는 동시에 TK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을 표출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17일 오후 검증 결과 발표에서 김해신공항 사업의 안정성과 절차적 흠결을 지적한 것을 계기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본격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재개발홍보관을 방문, 북항 재개발 현황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동남권 신공항추진기획단 공동단장인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가덕도 신공항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시기 단축,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별법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토위에서 가덕도신공항 적정성 검토를 위한 용역비 20억원이 통과됐는데, 그것만으로는 이미 3년간 끌어온 가덕신공항 전환이 빨라지기 어렵다"며 "그래서 아예 특별법을 발의해서 더 가속화시키는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가덕도 신공항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용이라는 지적에 "공교롭게 부산시장 보궐선거하고 맞물리게 됐지만 더 늦출수 없다. 선거때문에 하는 건 아니다"면서 "국토 다극화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복잡해졌다.

당 지도부는 지난 5일 부산 방문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결정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막상 현실화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구 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간 이견이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 원내대표는 국책 사업 번복 문제를 지적하면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할 경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겠다고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PK뿐만 아니라 전통적 텃밭인 TK 민심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1일 오후 국가균형발전 및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부산 북항개발 현장을 방문하고 지역 현안을 살피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당장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권 시장은 김해 신공항이야말로 TK를 포함한 영남권 전체를 위한 신공항이라고 주장하면서 “대구·경북은 가덕도 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 세금 7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김해 신공항에 문제가 있어서 변경하려면 영남권 5개 시·도민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덕도 신공항 이슈는 사업의 기간을 고려할 때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여당의 주도로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계속 진행되면 민주당은 PK에서 상당한 민심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어느 한 지역의 편을 들기도 곤란한 상황에서 사실상 여당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

최근 PK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면서 국민의힘의 고심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2.5%p),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은 29.7%, 국민의힘은 27.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전주 대비 7.1%p 하락한 수치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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