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1867억원...매출액 대비 23.4%
한미약품 다음으로 유한양행이 가장 높아
   
▲ 한미약품 연구원이 연구 중인 모습./사진=한미약품

[미디어펜=김견희 기자]한미약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올해는 사노피에 수출한 신약이 반환되는 등 고배를 마셨음에도 이에 흔들리지 않고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R&D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8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매출액 7985억원에서 23.4% 비중을 차지할 만큼 큰 금액이다. 

올해 3분기에만 들인 R&D 비용은 844억원으로 전년 대비 61%나 늘었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기술반환된 당뇨병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 비용을 한미약품에서 한번에 반영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 측은 이전부터 진행한 연구 규모가 있기 때문에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행보는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다. 한미약품의 과감한 R&D 투자는 지주사 전환 체제를 위해 인적 분할을 실시한 2010년부터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2015년 14.2%, 2016년 18.4%, 2017년 18.6%, 2018년 19%, 2019년 18.8%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적극적인 R&D 투자가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이 201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맺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은 모두 10건으로, 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계약을 제외하더라도 약 9조원에 이른다. 이 중 4건은 반환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신약 개발 특성상 실패는 빈번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내년에도 R&D 투자에 대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5월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미국 품목허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국내 평택 공장의 실사가 늦어지면서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감염증 확산세가 수그러든 이후 관련 허가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구용 항암 신약 '오락솔'도 기대되는 품목이다. 오락솔은 지난 9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FDA의 우선심사대상에 포함됐다. FDA는 심각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이거나 치료의 효과나 안전성 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지 등의 여부를 판별해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심사 절차도 신속히 이뤄져 10개월이 걸리던 절차가 6개월로 단축된다.

또 올해 8월에는 MSD와 얀센으로부터 반환된 신약 후보물질인 '랩스 GLP/글루카곤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비알코올성 지방 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1조273억원 규모로 체결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 다음으로 R&D 비용이 높은 제약사는 유한양행이다. 이 회사는 올해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한 124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주요 제약사는 GC녹십자(1041억원), 대웅제약(1095억원)이 있다. 

한미약품 다음으로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웅제약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3분기 누적매출 7033억원 중 15.6% 해당하는 금액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신약 개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설립했으며 이에 따른 R&D 비용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D 투자 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광동제약이다. 이 회사는 3분기까지 79억원을 투자해 지난해와 동일한 1.4%를 기록했다. 이어 제일약품 3.3%(173억원), 보령제약 6.3%(267억원) 순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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