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우리 이혼했어요'가 첫 방송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20일 TV조선 리얼 타임 드라마 '우리 이혼했어요'가 첫 방송됐다. 이날 1회 방송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 10.2%를 기록해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시청률도 9.0%나 됐으며, 분당 최고시청률은 14.7%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프로그램명 '우리 이혼했어요', 출연한 이혼 부부 이영하·선우은숙, 최고기·유깻잎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높은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같은 폭발적 관심과 높은 시청률은 실제 이혼한 부부가 등장해 재회하는 모습을 리얼로 보여줘 호기심을 자극한 효과도 있겠지만, 그만큼 현재 우리 사회의 이혼율이 높고 이혼이 보편적 관심사가 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MC를 맡은 신동엽과 김원희가 13년 만의 재회에도 변함없는 찰떡 호흡으로 매끄럽고도 화려하게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 출발을 알렸다. 두 사람은 패널로 참석한 방송인 정가은과 거침없는 솔직 화법으로 대화를 나누는 등 화끈한 케미를 선보였다.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1호 커플', 왕년의 톱스타였던 배우 이영하와 선우은숙의 이혼 후 재회가 설렘과 기대 속에 이뤄져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가족들과의 왕래를 제외하면 별거 기간을 포함해 이혼한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됐다.

선우은숙은 "잠을 잘 못 잤다"고 이혼한 남편 이영하와 만남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나를 여자로 보겠어?"라며 미용실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약속 장소인 청평으로 떠나는 모습으로 미묘한 떨림의 감정을 내비쳤다.

어색함 속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선우은숙은 연애시절 첫 데이트 장소였던 청평을 이야기하며 갑작스레 울음을 터트렸다. 이에 이영하는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챙겨온 신경안정제를 꺼내 건네줬다. 설렘과 긴장감, 낯섬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두 사람은 허심탄회하게 2박 3일간 함께 보내는 시간을 약속했고, 저녁을 먹으며 오랫동안 묵혀뒀던 속내를 털어놨다.

선우은숙은 이혼 후 얼굴도 모르는 재벌 회장과 만난다는 루머가 퍼졌던 일화를 이야기하며 억울함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당시 기억을 쏟아냈다.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이영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이라며 "당시 루머를 믿지 않았고 문제 삼지 않았다"고 전 아내를 위로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오랫동안 켜켜이 묻어둔 오해를 서로 풀고 싶다는 두 사람의 이혼 후 첫날밤은 긴장 속에서 지나갔고 다음날을 기약했다.

이어 '2호 커플'로 등장한 유튜버 최고기와 유깻잎의 '7개월 차 이혼 스토리'가 펼쳐졌다. 유명 유튜버인 두 사람은 연애와 결혼, 5살 딸아이의 육아까지 유튜브롤 통해 세세하게 공개했던 만큼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만난 두 사람은 "나 달라진 거 없나?", "살 많이 빠졌네" 등 거리낌 없는 모습으로 반가움을 표해, 신세대 이혼 부부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5살 딸아이를 혼자 키우게 된 최고기의 모습, 며느리였던 유깻잎과의 재회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완고한 최고기 아버지의 모습 등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최고기는 서로 등을 보고 전하는 메시지에서 "상견례 때부터 유깻잎을 향한 아버지의 완강한 태도와 거침없는 말들이 유깻잎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하며 미안함의 눈물을 흘렸고, 유깻잎 역시 눈물을 글썽거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고기는 이혼 후 우울증을 겪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과거 육아를 거의 전담했던 유깻잎에게 "혼자 아이를 보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다"고 위로의 고백을 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잠자리에 들기 전 한 화장실에서 같이 씻고, 침대에서 마사지를 하는 등 거침없는 스킨십으로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 부부의 재회가 단순히 재결합만을 뜻하지 않고 좋은 친구관계, 혹은 그 이상의 관계도 될 수 있음을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혼 부부'라는, 다른 관찰예능과는 차별화된 등장인물들이 방송을 통해 이혼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혼' 말만 들어도 피눈물이 맺히는 이혼 부부들도 우리 주위에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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