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 대한항공 일반 노조도 조 회장 지지…경영진에 힘 실어줘야
3자연합, 먹튀 세력 아닌 진짜 투자자라면 항공업계 발전 위해 반대 거둬야
   
▲ 미디어펜 산업부 박규빈 기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최근 정부가 대한항공으로의 아시아나항공 M&A를 공식 발표하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가 연일 구조조정 우려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또 KCGI를 비롯한 3자연합은 경영권 문제로 M&A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양대 항공사 조종사 노조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한국산업은행에 "인적 구조조정 없는 합리적 방안을 들고 오라"며 대량 해고에 따른 실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ALPA-K는 "항공인력 절반 이상이 순환 휴직을 병행하는 마당에 구조조정 없이 항공사들을 합병하겠다는 발표는 현실성 없는 헛구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초거대 항공사가 될 대한항공을 믿을 수 없고 정부 당국에 국가 경쟁력 보호 차원에서 전문 인력인 자신들을 보호해달라며 투정 같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크레딧잡에 따르면 고용보험 기준 대한항공 직원 평균 연봉은 6115만원. 그나마도 조종사들까지 포함한 수준이다. 올해 3월 기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소속 조종사들은 4475명이다.

한편 현직 대한항공 일반 노동조합원은 1만2000여명에 달한다. 일반 노조는 최근 "고용안정을 전제로 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실상 조원태 회장 지지 선언에 나선 셈이다. 이들은 조종사들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있을 게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집단으로 조 회장의 결정에 지지 성명을 내는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항공업 근로자의 고용유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고 항공업계가 더욱 더 탄탄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또 이들은 "아시아나항공 근로자들과 동반자의 길을 걷게 됐다"며 "함께 어려운 시국을 헤쳐 나가자"는 동료 의식까지 아낌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일반 노조원들 역시 '승자의 저주'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걱정을 안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억대 연봉자인 조종사들은 손톱만한 손해도 감수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인다. 해고에 관한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조종사들이 집단 이기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에마저 직면할 수도 있다. 실제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들만 근로자냐"는 비아냥 마저 나오는 판이다.

하지만 조종사들보다 더 많은 직원들이 조원태 회장을 믿고 따르는만큼 조종사들도 조원태 회장 이하 경영진에 적극 힘을 실어줄 때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또 KCGI와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이뤄진 3자연합은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한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관련, 가처분 신청을 낸다고 밝혀뒀다. 이 외에도 한진칼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3자연합, 대한민국 대표 항공사 대한항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진칼의 최대주주라면 어깃장을 놓을 때가 아니다. 전형적인 먹튀 세력이 아닌 진짜 투자자라면 국내 항공업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조원태 회장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거둬야 한다.

경영 부실이나 실패가 생긴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나중에 물어도 늦지 않다. 글로벌 항공시장은 규모의 경제로 승부를 보는 게 트렌드인 만큼 조종사들과 3자연합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차분히 믿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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