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해외사업 집중'…중견사는 국내사업 통해 '정면돌파' 

건설업계가 현장 중심의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수년간 지속돼 온 건설경기 침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대형 건설사들은 매출 비중이 높은 해외시장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견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택 및 개발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시스

최근 임원 인사 단행 및 조직개편을 마친 대우건설의 경우 원자력 분야의 영업강화를 위해 원자력사업단을 신설, 해외 알제리 지사를 본부로 승격시켰다. 원자력사업단은 조만간 발주 예정인 신고리 5·6호기 주설비 공사 등 국내 원전뿐 아니라 해외 원전수주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사 부문에서는 공공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훈복 경영전략실장이 1년만에 전무로 승진하면서 공공영업실장으로 복귀한 것이 특징이다. 알제리본부장으로는 김남철 전무가 임명됐다.

지난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한 GS건설 역시 현장역량을 강화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시공·시운전 등 해외 플랜트 EPC(설계·구매·시공)를 비롯해 현업 중심의 인사를 펼쳤다.

우무현 주택부문대표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플랜트 부문 시운전담당으로 박춘홍 상무를 선임했다. 이용준 상무는 사장직할 사업지원담당 역할을 맡는다.

아직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삼성물산도 최근 인사에서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현장소장을 역임한 김경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점에서 해외부문의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소폭의 조직 축소 속에서도 해외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화공프로포잘팀을 본부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 현대건설·대림산업·SK건설·포스코건설 등 아직 인사 내지 않은 다른 대형사들도 비슷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대림산업은 해외를 필두로 재건축·재개발, 호텔, 민자발전 분야를 기준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 역시 해외 비중이 70% 이상에 달하는 만큼 해외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전 부지 개발에 일부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 뿌리를 둔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사업 확장은 물론, 사업영역까지 다변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 실제 이들 지역 기반 중견건설사들은 분양시장 뿐 아니라 토지확보에서도 대형 건설사 못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중견사들은 해외보다 주택 및 개발 사업 등 수익성 높은 국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지방 분양시장에서 물량을 다량 확보하는 등 성공적인 분양성적을 거두며 내년에도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에서 주택건설사업을 시작한 호반건설은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약 1만2500여가구를 공급하며 전국구 주택전문 건설사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토지 확보전에서도 중견건설사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최근 포스코건설, 금호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종시 다정동 2-1생활권 공동주택용지 설계공모에 당선됐다. 내년 사업승인을 거쳐 P3구역에 1502가구를 공급하게 된다. 

인천 출신의 반도건설 역시 김포시, 화성시, 남양주시 등에서 용지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 871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등촌동 재건축 사업 수주도 성공했다. 서울 재건축 사업 첫 진출로 반도건설의 영향력을 키워가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