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자본력 공급…빅테크로부터 채널·데이터 얻는 상호보완 '윈윈' 전략' 도모해야
   
▲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플랫폼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금융사가 빅테크 플랫폼에 종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금융사는 빅테크에 리스크 관리 및 자본력을 공급하고, 빅테크로부터 채널과 데이터를 얻는 상호보완 관계인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도모할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펜 주체 ‘2020 금융포럼-포스트 코로나 언택트 시대 한국금융의 미래’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 소장은 “디지털 금융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하에 금융혁신과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마이데이터나 오픈뱅킹의 도입으로 빅테크, 핀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금융사와 빅테크, 핀테크간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당수 국가에서 빅테크가 주요 금융업에 진출했으며 국내에서도 결제부문에서 높은 침투율을 나타내며, 대출, 투자, 보험 등 금융업을 간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빅테트와 금융업간 경쟁 구도는 시장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플레이어의 성장이 가능한 환경이나 기존 금융사의 대응이 강력한 지역에서 금융업체는 수직구조를 유지할 수 있지만, 기술 수용도가 높고 고객의 언택트 니즈가 많거나 금융회사의 대응이 늦은 지역에서는 금융회사가 빅테크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 소장은 설명했다.

정 소장은 “향후 금융사의 역할은 고객 여정에서 상품제조나 제공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융업은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리스크 관리와 자본력을 공급하고, 빅테크로부터 데이터를 얻는 등 상호 보완적인 관계 구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언택트 시대의 금융회사는 △새로운 경쟁구도 적응 △고객수요 대응 △ 디지털화에 따른 미래 인력 확보 등의 도전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의 ‘플랫폼 금융’을 강화하고, 기업금융서비스나 자산관리서비스 고도화 등 신(新)성장모델 마련, 디지털 인재 확보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