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 새해 전망치 '3000선' 제시하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1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가 지난 23일 결국 2600선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상승세를 주도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온 것도 상승세에 속도를 붙였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는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000까지 잡은 곳도 등장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쾌속질주’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 23일 전일 대비 49.09포인트(1.92%) 오른 2602.59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 사진=연합뉴스


날짜가 바뀐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중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오전 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1.0% 선에서 상승세를 지속하며 2620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6만9000원선을 넘기며 역시 사상 최고가 기준을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올해 초에만 해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상반기 코스피 지수는 1400선까지 떨어지며 ‘패닉’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극심한 하락세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불러들이는 효과를 내면서 결국 주식투자 열풍으로 이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을 부르는 또 다른 별명인 ‘동학개미’들이야말로 올해 상승세의 주역으로 손꼽힌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한 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56조원이 넘는 순매수액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16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입했다.

주식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상태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개인투자자의 증권계좌 예탁금은 65조135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투자자 예탁금은 더욱 늘어났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코스피‧코스피 시장 순매수액과 투자자 예탁금을 합치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에만 물경 130조원을 투입한 셈이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온 것도 국내 증시에 큰 힘이 됐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약 6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사자’로 전환한 상태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월별 기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2013년 9월 이후 역대 2위 수준으로 많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상승세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이어지느냐다. 연말을 맞아 국내 증권사들이 새해 증시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새해에 증시가 3000선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곳도 있다. 

흥국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세계 성장률 상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효과를 고려하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3% 중후반 수준이 유력하고 코스피 기업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코스피 목표치 상단을 3000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2800), 메리츠증권(2250∼2800), 케이프투자증권(2300∼2800), BNK투자증권(2800), 한국투자증권(2260∼2830), 삼성증권(2100∼2850) 등 다수 증권사들은 코스피 목표치를 2800대 전후로 제시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2100∼2700), 하나금융투자(2700), 한화투자증권(2100∼2700), KB증권(2750) 등도 올해보다는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어느 정도 ‘희망사항’을 담아서 전망치를 발표한다는 것을 감안해도 내년 전망은 낙관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는 만큼 투자 결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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