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연구소 "봉황 비늘·날개 세밀하게 표현한 귀중품"
   
▲ 황룡사터 출토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사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북 경주 황룡사지의 건물터에서 통일신라시대 금동봉황장식 자물쇠가 발견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이하 연구소)는 황룡사 서회랑 서편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길이 6㎝의 금동봉황장식 자물쇠를 포함, 통일신라·고려 시대 자물쇠 3점이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자물쇠가 출토된 서회랑 서편은 지난 1976∼1983년 발굴조사 때 조사단 사무실이 있었던 장소로, 유일하게 미조사 지역으로 남아있었으며, 승려들의 생활공간이나 사찰 운영과 관련된 시설 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왔다.

연구소는 "봉황 장식 자물쇠는 통일신라 유물로는 첫 사례로 평가되며, 봉황의 비늘과 날개 깃털 등의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 매우 정성스럽게 만든 귀중품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구역에는 중요한 것들을 보관하는 장치나 시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넓지 않은 조사구역 내에서 통일신라·고려 시대 자물쇠 3점이 출토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서회랑 외곽 공간의 기능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에 걸쳐 사용된 기와류, 점토로 빚은 토기 및 도기류, 금속유물 등도 다수 출토됐다.

연구소는 2018년부터 서회랑 서쪽(약 8700㎡) 중 북쪽을 우선 발굴해 통일신라∼고려 시대에 이르는 건물터, 배수로, 담장터, 기와가 묻힌 구덩이 등을 확인했다.

서회랑에서 서쪽으로 약 9m 떨어진 곳에서는 남북 방향으로 조성된 길이 35.5m의 고려 시대 담장도 확인됐는데, 길이 30∼50㎝ 사각형 석재를 기초로 그 위에 대형 암키와 조각을 여러 단 쌓아 수평을 맞춘 후 상부에 석재나 벽돌을 올리는 방식으로 축조됐다. 

이 담장은 예불 영역과 생활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통일신라 시대 건물터 아래에서는 5∼10㎝ 크기 자갈과 황색 점토가 섞인 층이 노출됐는데, 도로의 기층부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이 도로 흔적이 남북방향의 도로 유구(자취)로 이어진다면, 황룡사 서편의 사찰이 어떻게 확장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소는 황룡사 서회랑 서편지역 발굴조사 성과를 25일 오후 2시 연구소 유튜브 채널(https://youtu.be/FvEpWuZCvog)을 통해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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