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기 오염 발생 우려로 경유 택시 도입을 보류하기로 한 가운데 정부의 택시 연료 다변화 정책에 차질이 빚어졌다.

11일 관계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경유 택시 도입에 따른 환경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유 보조금 지급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국토교통부에 최근 전했다.

   
▲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서울시는 환경부의 경유 택시 관리 기준이 마련되면 이를 준용해 검증을 거쳐 도입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이달 중 경유 택시 환경관리 기준 용역을 마치고 내년 초 규정 개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바뀐 규정에 따라 경유 택시 환경성을 검증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에 앞장서 온 서울시가 경유 택시 도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택시 연료 다변화 정책을 추진해 온 가운데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국토부는 경유 택시를 도입해 액화석유가스(LPG) 일변도의 택시 연료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가 내년 9월1일부터 경유 택시로 전환하는 택시사업자에게 리터당 345원의 유가보조금을 연간 1만대에 한해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의 불참으로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부는 서울시에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2000여대를 할당할 계획이었다. 서울시가 빠진다면 사실상 경유 택시 도입 사업은 파급력이 떨어지게 되고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앞서 시행한 CNG 택시 개조 사업이 올해 들어 단 한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경유 택시 도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유 택시에 대한 보조금은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으로 서울시 결정에 국토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서울시가 경유 택시 도입에 나서지 않으면 서울시의 경유 택시 쿼터할당량을 다른 지자체로 배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