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연내 방한 현실화 주목…코로나 확산세로 부정적인 관측도
외교부‧청와대 방문 외 문정인‧윤건영‧홍익표‧이해찬 등 전방위 접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중국 왕이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5일 한국을 방문한다. 일본 방문에 이어 이날 저녁 한국에 도착하는 왕이 부장은 26일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잇달아 면담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하는 왕이 부장의 행보는 미국의 새로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미일 공조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를 위해 왕이 부장이 어떤 메시지를 가져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논의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동맹 및 다자 협력을 기본으로 한다. 특히 미국에서 이미 고착된 중국 억제 정책을 바이든 행정부가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활용해 반중 전선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있다.

따라서 왕이 부장의 이번 한국과 일본 방문은 차기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중국이 선제적으로 한중일 협력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그런 의미 부여보다는 서로 중요한 파트너인 한중 간 국제정세뿐 아니라 한반도 양자 차원에서 다룰 사안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중 간 우선순위로 협의할 사안에 대해선 “코로나19 상황에서 상호협력과 자유로운 인적교류, 경제협력 증진, 한반도 문제, 시 주석의 방한 등 모든 것이 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2월5일 오후 청와대에서 예방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이번 왕이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시 주석이 연내 방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중 양국은 당초 왕이 부장의 지난해 12월 방한 때 올해 상반기 시 주석의 방한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연기됐으나 그동안 정부는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지난 8월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방한해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이후 시 주석의 방한 시기가 ‘연내’가 아니라 ‘여건이 되면 우선’으로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미 행정부 탄생으로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그런 한편, 중국이 시 주석의 방한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한중 모두 코로나 확산세가 첫 번째 배경이 될 수 있다. 또 차기 미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 시 주석이 방한할 경우 한미동맹을 과도하게 견제하는 것으로 비춰져 바이든 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 시 주석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직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중 갈등 완화 기회를 찾는 모습도 보였다.       
 
왕이 외교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하면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왕이 부장은 27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이재정 의원, 민주연구원장인 홍익표 의원과 조찬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중국 측이 한반도 문제 전문가와의 면담을 요청해서 마련된 자리로 한중관계 전반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왕이 부장은 또 26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만찬하고, 박병석 국회의장과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면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은 1년 전 방한했을 때에도 당시 이해찬 대표를 만났고 “중한 관계의 튼튼한 발전에 영향을 주는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해 양자 관계 발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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