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 의중 반영…젊은인재 중용 등 2021년 임원인사 단행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낸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인재 대거 발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구광모 LG 회장이 능력있는 젊은 인재를 사업 전면에 포진시키면서 그룹의 미래 전략을 강화했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유임된 가운데 LG는 정기 인사를 통해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25일과 26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1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가 크게 반영됐다.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해 신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경륜있는 최고경영진을 유지해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하면서 흔들림 없는 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

   
▲ 구광호 LG회장 /사진=LG제공

구 회장은 최근까지 진행된 계열사 사업보고회에서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LG는 177명의 승진 인사와 함께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을 새로이 선임했다. 임원인사 규모는 총 181명이다. 지난해는 165명의 승진 인사 등 임원인사 규모가 168명이었다. LG는 이번 임원인사 외에도 연중 23명의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나이,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용하는 인사도 병행했다.

LG는 미래준비를 위해 지난해 106명보다 증가한 124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하고,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곳곳에 전진배치했다.

이 중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으로, 지난 2년간 각각 21명에 이어 증가하고 있다. 최연소 임원은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지혜경 상무(1983년생·37·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980년대생 신임 임원이 3명 발탁됐다.

미래준비의 기반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LG가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도 대거 발탁했다. 또, 융복합 기술개발 등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R&D 및 엔지니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에 대한 승진인사도 확대했다.

특히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낸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인재도 과감하게 발탁했다. 1990년대 중반 배터리 연구를 시작한 이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한 결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른 LG에너지솔루션(12월 출범 예정)에서 신임 임원 00명을 발탁했다. 또 장기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 기반 마련 등에 기여한 플라스틱 OLED 분야에서도 0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한편,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생산∙품질∙영업 등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 대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중용했다.

   
▲ LG 사장 승진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상규 LG전자 사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사장, 손지웅 LG화학 사장, 황혁식 LG유플러스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방수 (주)LG사장, 이명관 LG경영개발원 사장. /사진=LG제공

대부분의 계열사 CEO를 유임하고, 사업부문과 스텝부문에서 계속적으로 성과를 낸 사장 승진자는 5명으로 전년(2018년, 2019년 각각 1명 승진)보다 확대했다. 올해 사장 승진자는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CEO 사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사장, 이방수 ㈜LG CSR팀장이다.

신규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선임은 4명으로 소폭 교체됐다. 2018년에는 11명, 2019년에는 5명이 교체된 바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사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이 신규 CEO로 선임됐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부사장,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전무가 신규 사업본부장이 됐다.

LG는 여성 임원을 계속적으로 늘려 왔는데, 올해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역대 최다인 15명(2018년 6명, 2019년 11명 여성 임원승진)이 승진하는 등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여성 임원은 전략∙마케팅∙기술∙R&D∙생산∙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에서 승진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센터 상담사로 입사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LG유플러스 고은정 상무 등 여러 분야 여성인재를 두루 등용했다.

이밖에 LG디스플레이(김희연 전무), LG유플러스(여명희∙김새라 전무) 등 2개사는 최초의 여성 전무를 배출했고,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 차원에서 최초의 여성 전무(윤수희 전무)를 발탁했다.

이로써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해 말 39명에서 51명(부사장 1명, 전무 9명, 상무 41명)으로 증가했다. LG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도 2018년 말 3.2%에서 2020년 말 5.5%로 증가했다.

   
▲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미디어펜

올해 외국인 승진자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독일인) 상무 등 3명이 배출됐다. 이로써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인력을 확대 중용하는 등 다양성을 강화했다.  

LG는 이번 연말 임원인사와는 별도로 2020년 한해 연중 계속적으로 사업에 필요한 전문역량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영역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있다.

한편 ㈜LG는 이날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분할 후 존속회사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신설 지주회사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각각의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