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판단미스 이낙연, 연내 성과내야 하는 부담감
당내 반발 직면한 김종인, 마이 웨이 속 불만감 증폭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지도부가 흔들리고 있다. ‘신중’이 주무기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연이어 야당을 향해 강경 메시지를 냈지만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또다시 당내 반대 세력의 반발에 부딪혔다.

당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면서 두 대표의 연내 성과에 따라 내년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다음달 2일로 임기 3개월이 지난다. 취임 초반에는 나름의 목소리를 내지면서 존개감을 보였지만, 굵직한 입법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여야 합의로 조속히 처리된 2차 추가경정예산이 거의 유일하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이나 경제 3법 등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오히려 각종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정략적 판단 실패가 더욱 부각됐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두고 이 대표는 선제적으로 국정조사를 제안했지만 야당의 역공을 맞으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안’도 발표 직후 당내 비판에 직면하면서 ‘성급했다’는 낙제점을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임기가 반환점을 돌면서 노련한 이 대표답지 않은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면서 “가장 우선 과제인 공수처 출범도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에서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만 자꾸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당내에서는 ‘친문 싱크탱크’로 불리는 ‘민주주의4.0연구원’이 출범하면서 친문에서 제3의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대권을 두고 당내 경쟁상대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물론 야권후보로 분류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연내에 가시적인 상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 대표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종인 위원장도 또다시 당내 흔들기에 직면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각종 진보이슈들을 선점하는 과정에서 당내 반발을 마주했다. 최근에는 경제 3법 등을 두고 의견차를 보였지만 ‘마이웨이’를 고수하면서 정면 돌파를 강행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 일각에서 ‘김종인 2기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자는 인적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가 내년 4월 보궐선거까지인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를 유지하면서 비대위원을 물갈이해 쇄신을 꾀하자는 주장이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국민의힘

특히 차기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비대위 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비대위는 문제가 있다. 사람을 전부든 일부든 바꿔서 2기 비대위로 총력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제가 필요할 때 하는 것이지, 밖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고 따라가지는 않겠다"고 일축했지만, 당 내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김 위원장의 취임 이후 행보가 다소 ‘마이웨이’인 면이 있지만, 어쨌든 당을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그의 능력”이라면서 “보궐선거가 다가온 시점에서 자꾸 비대위를 흔들기보다는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보궐선거를 승리하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변화를 줄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