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만 치중…신경 좀 써달라" 토로
   
▲ 에어프레미아 여객기 렌더링 모델./사진=보잉 페이스북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아주 못 지내고 있습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와의 통화 첫마디였다.

3일 에어프레미아는 국토교통부 운항증명(AOC)을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초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했다. 올해 9월 첫 취항을 목표로 했던 에어프레미아는 개점휴업 중인 상태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에 발주를 넣어둔 상태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공장이 폐쇄됐다. 코로나19 외에도 도입하고자 했던 B787-9 기체 결함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따라 기재 도입이 점점 늦어져 운영비만 낭비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자본금은 470억원 수준. 그러나 월 손실은 10억~15억원 수준이었다는 전언이다. 직원 채용까지 마쳤으나 최근엔 상당수 직원에 대해 무급 휴직을 결정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1기 객실 승무원들에 대한 교육은 마쳤고, 2기 합격자 발표까지 끝난 상태"라면서도 "기재 도입이 지연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기재는 완성된 상태로 보잉 공장에 있으나 언제 들어올지는 기약 조차 없다.

현재 항공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이다. 이와 관련, 그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대형 항공사 빅딜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규 LCC들은 모든 정책에서 배제돼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생각같아서는 회사 간 통합에 끼고싶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는 단지 에어프레미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1월 취항했다. 일찍 하늘길에 오른만큼이나 더 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플라이강원 또한 3분의 2 가량 되는 직원들이 무급휴직중이다. B737-800 3대를 보유한 플라이강원은 탑승률이 낮아 월 평균 30억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고, 자본금 460억원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올해 3월 추진했던 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또한 주주들의 호응도가 낮아 실패했고, 강원도 의회 경제건설위원회가 운항장려금 지원을 중단했다.

에어로K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청주공항에 10개월째 여객기를 장기 주기해두고 있다.

지난 8월 이사회가 1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의결했지만 대주주 에어이노베이션코리아 등 타 주주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아 실패로 돌아갔다. 이곳 자본금은 9월 기준 481억원. 수입은 없는데 월 평균 운영비는 20억원씩 나가 고스란히 손실 규모만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신생 항공사인 점을 들어 정부 당국이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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