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kt 위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군 즉시전력감 2명을 내주고, 무명의 영건과 2022년도 신인지명권을 받았다. 당장은 기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트레이드지만, 구단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롯데는 4일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을 kt로 보내고, kt 투수 최건과 2022년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내년 시즌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를 2명이나 내주고, 내년 시즌 활용할 수 없는 선수 2명을 받은 것 자체는 이상해 보인다. 최건은 군 복무 중이어서 내년까지 출전할 수 없고, 신인지명권으로 영입할 선수도 후년에나 활용이 가능하다.

내야 멀티 요원 신본기, 불펜 투수 박시영은 내년 kt 유니폼을 입고 1군 경기에서 뛰게 될 것이다. 이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롯데 프런트는 '왜 괜한 트레이드를 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롯데 측은 이번 트레이드를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미래 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두 선수의 공백으로 생기는 당장의 전력 손실보다는 미래를 위한 의사 결정을 했으며, 이를 통해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배경 설명을 했다.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롯데가 현재 지향하고 있는 팀 운영 방침을 이해할 수 있다.

   
▲ 롯데가 트레이드로 영입한 kt 영건 최건. /사진=kt 위즈


최건은 2018년 2차 2라운드(전체 11번)에 kt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21세 젊은 투수다. kt에서도 팀의 미래를 책임질 주요 자원으로 보고 일찍 군 입대를 시켜 후일을 도모했던 선수다. 최건의 1군 경력은 2018년 2경기, 2019년 1경기 등 총 3경기에서 3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하지만 2019년 퓨처스리그에서 주로 마무리 등판하며 21경기에서 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73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불펜 투수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추가 확보한 롯데가 '보물'을 건질 지도 모를 일이다.

내년 신인 지명에서도 롯데는 가장 알찬 수확을 올렸다.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1차 지명해 미래의 안방마님감을 확보했고, 강릉고 특급 좌완 김진욱을 2차 1라운드에서 잡았다. 또한 2차 2라운드로 초고교급 내야수 나승엽(덕수고)을 깜짝 지명, 메이저리그 진출이 기정사실화됐던 나승엽을 설득 끝에 계약에 성공했다. 모두 신인왕 후보로 꼽히기에 손색없는 자원들을 대거 품에 안으면서 롯데의 '미래 설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물론 당장 내년 시즌 좋은 성적도 내야 하는 롯데다. 이를 위한 작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롯데는 올 시즌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스트레일리, 탁월한 수비력을 보여준 마차도 등 외국인 선수들과 발 빠르게 재계약했다. 새 외국인 투수 프랑코를 영입해 3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올해 기대에 못미쳤던 기존 주축 선수들이 좀더 분발하고, 성장세에 올라선 젊은 선수들이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순위 상승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 여기에 미래를 위한 포석까지 더해지고 있다. 롯데의 이번 암흑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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