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띠 없는 생수병 생산·판매, ‘병마개’로 브랜드 구분
라벨 뗀 삼다수…저렴한 대형마트PB 경쟁력 높아지나
   
▲ 환경부 '먹는샘물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개정 전(왼쪽)과 후(오른쪽) 먹는 샘물 용기 변화./사진=환경부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상표띠(라벨)를 두르지 않은 생수(사진)가 편의점·마트 등에 정식 판매된다. 라벨이 없어지면, 병마개에 적힌 브랜드 이름이나 페트병 모양을 보고 제품을 구분해야 한다. 생수회사들은 매대에서 소비자 눈에 띄기 위해 더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6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자체 브랜드(PB)를 판매하는 유통채널이나, 시장 점유율이 낮은 제조사들은 ‘라벨 없는 먹는 샘물’ 생산판매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자원 재활용 정책 취지에 기본적으로 공감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라벨 없이 판매하면 ‘블라인드 테스트’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먹는 샘물을 구입하는 가장 큰 기준은 편의성인데, 브랜드를 따졌던 소비자들도 라벨이 없어지면 당장 눈에 보이는 가장 저렴한 제품에 먼저 손이 갈 확률이 높다”며 “라벨 없는 생수병을 도입하면 PB 제품 판매가 늘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특히 노년층 소비자의 경우 라벨이 없어지면 브랜드를 식별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도 대형마트나 편의점, 쿠팡과 같은 유통 업체들은 PB 가격을 무기 삼아 먹는 샘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들 유통사들의 먹는 샘물 PB제품 판매가는 2ℓ 용량 기준, 기존 브랜드(NB) 제품에 비해 반값 수준이다. 먹는 샘물 시장 PB점유율은 2016년 18%에서 2019년 20%까지 상승했다.

먹는샘물 시장 부동의 1위는 제주삼다수다. 제주삼다수 점유율은 2015년 45.1%에서 지난해 39.9%까지 하락했지만,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충성도가 탄탄해 순위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면서, 라벨 없는 제품 도입에 대한 실행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는 삼다수에 이어 2위다. 아이시스는 먹는 샘물 업계 처음으로 올 1월부터 묶음 상품에 한해 병마개에만 라벨을 부착한 생수병을 생산·판매 중이다. 

현재까지는 몸통에 라벨이 없는 상품은 아이시스가 유일해 눈에 띄었다. 앞으로 모든 생수에 라벨이 없어지면 분홍색 병마개 외에 단순 패키지 차별화는 어렵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환경부 정책에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해 무라벨 생수 제품을 선보였다”며 “앞으로 제품마다 음각이나 양각이 다르다든지, 병 자체 형태나 택 디자인에 신경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4일부터 먹는샘물 용기의 자원순환 촉진을 위해 ‘상표띠(라벨)가 없는 먹는샘물(소포장제품)’과 ‘병마개에 상표띠가 부착된 먹는샘물(낱개 제품)’의 생산·판매를 허용했다. ‘먹는샘물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를 개정했다.

그동안 먹는샘물 제품은 낱개로 판매되는 용기 몸통에 상표띠(라벨)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했다. 수거 과정에서 폐기물이 추가로 발생하고 상표띠를 다시 분리해야 하는 등 재활용 과정에도 불편함이 있었다. 앞으로는 상표띠를 병마개에 부착한 제품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이 주요정보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제품명, 유통기한, 수원지 등은 낱개·소포장 제품 모두 용기(몸통이나 병마개)에 별도 표기해야 한다. 

환경부는 계도기간을 거쳐 앞으로 소포장 제품에 대해서도 상표띠 없는(무라벨) 제품만 허용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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