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낙연...지지율 급락, 개혁입법 부진 등 곤혹
친문 최대 관심사인 공수처 출범이 분위기 전환의 포인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당대표 임기의 반환점을 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른바 ‘어대낙’이라는 강력한 대세론을 등에 엎고 취임했지만, 100일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자리도 위태로워진 상태에서 지난 3일에는 20년을 함께해 온 측근인 이경호 당대표 부실장까지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사망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결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이 그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이 대표는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이후 차기 대권 구도에서도 대세론을 구가했지만, 최근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악재로 지지율마저 흔들리고 있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정당대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취임 100일인 6일을 목전에 둔 시점인 지난 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11월30일~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508명 대상, 응답률 4.4%,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7.4%, 28.9%로 현 정부 출범 이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 대표의 지지율마저 흔들리면서 대세론이 옅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응답률 15%,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이 대표는 전월대비 3%포인트 하락한 16%를 기록해 이 지사(20%), 윤 총장(13%)과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했다.

여기에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측근의 사망이란 악재가 터지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고인이 이 대표의 오랜 측근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세간의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당내에서는 결국 권력기관 개혁 입법의 완수 여부가 이 대표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대권구도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결국 눈에 보이는 결정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면서 “공수처와 보궐선거가 그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 관계자는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은 친문이고, 현재 그들의 최대 염원은 공수처 출범”이라면서 “공수처 출범만 확정시키면 이를 계기로 친문의 확고한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지지층의 관심이 높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국가정보원법, 경찰청법 개정안 등의 정기국회 내 처리 의지를 거듭 천명하며 결의를 내보이고 있다.

그는 특히 공수처와 관련해 7일 “어떤 집요한 저항에도, 불의한 시도에도 굽히지 않겠다. 제가 책임을 지고 권력기관 개혁을 입법화하겠다”면서 “만약 (야당과) 협의가 안되거나 협의가 나오지 않으면 그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지난 6일 “공수처 설치에 대한 저희의 의지는 확고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공수처는 출범한다”면서 “(합의가) 안됐을 경우 다음주 정기국회 회기 내에 추천 요건을 변겅하는 법 개정을 하겠다”고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개혁입법을 통해 이탈하는 지지층의 발걸음을 되돌리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다. 보선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내면 향후 대권까지 가벼운 발걸음이 예상된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