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대형 항공사 탄생에 단가 인상 압박·가맹점수수료 재협상도 걱정거리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세계 7위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등장에 카드업계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독점 대형 항공사 탄생은 카드사들과의 마일리지 협상 과정과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서 절대적 우위가 탄생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서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사진=연합뉴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 항공사가 독자적으로 운영해온 마일리지 시스템이 통합될 예정이다.

마일리지 통합 비율 등의 상세한 계획은 추후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16일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추진 발표 당시 마일리지를 통합한다는 기본원칙만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사용가치 등을 검토 후에 향후 마일리지가 통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마일리지가 1대1 비율로 통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카드의 경우 대한항공은 1500원 당 1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한 누리꾼은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이 통합된다는 뉴스를 보고 제일 먼저 '마일리지'에 대한 고민이 떠올랐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해외출국도 못해 쌓아둔 마일리지가 그대로 있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마일리지 운영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만의 화살이 카드사로 쏠릴 가능성이 제기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앞서 항공사에서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했을 당시, 카드사 콜센터로 항공사 제휴카드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곤 했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측에서 마일리지 통합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라며 "항공사가 정한 마일리지 통합비율이 발표된 이후 카드업계도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드사들은 독점 대형 항공사 탄생으로 향후 있을 마일리지 통합 등 재협상 과정에서 단가 인상 압박도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의 입김이 세지면 카드사의 마일리지 비용 지불 산정방식의 불합리성을 개선하기 어려워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아울러 신용카드 마일리지 적립 기준뿐만 아니라 가맹점수수료 재협상 등에서 기존보다 더욱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점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카드거래 금액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항공사 등 대형가맹점에서 카드 결제 거부, 계약 해지를 언급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여러 협상에서 이들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앞서 카드 수수료 재산정 시기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형가맹점인 현대·기아차가 계약해지 등의 강수를 두며 카드업계는 대형가맹점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메가 캐리어의 우월적 지위가 강화된다면 카드사들은 절대적인 을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