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심판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경기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선수들은 경기 보이콧을 선언하며 그라운드를 떠났고, 하루 미뤄져 경기가 재개될 예정이다.

사건은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6차전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바샥셰히르(터키) 경기에서 발생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가운데 전반 13분 정도 흘렀을 무렵 이날 경기 대기심을 맡은 세바스티안 콜테스쿠 심판이 바샥셰히르 벤치에 있던 피에르 웨보 코치에게 '니그로(negro)'라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그로'는 흑인을 비하하는 말이다. 

   
▲ 사진=파리 생제르맹 SNS


웨보 코치가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를 하자 주심은 웨보 코치에 레드카드를 내밀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바샥셰히르의 스트라이커 뎀바 바 등 선수들은 웨보 코치의 퇴장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대기심과 주심에게 항의를 이어갔다. 바는 PSG 주장 마르퀴뇨스와 대화를 나눈 후 바샥셰히르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을 떠났다. PSG 선수들 역시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항의 표시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중단된 경기는 대회 주최측의 수습 노력에도 재개되지 못했다. 

이후 UEFA가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UEFA는 "이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고,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단된 경기는 내일(10일 오전 2시 55분) 다른 심판진과 함께 재개된다"고 발표했다.

이날은 E~H조 조별리그 최종 6차전이 열렸고, 10일에는 A~D조 6차전이 예정돼 있다.

한편, PSG와 바샥셰히르는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각각 16강 진출, 탈락이 확정돼 있는 상태다. 

PSG는 3승2패로 승점 9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라이프치히(독일)에 2-3으로 져 승점 9(3승3패)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PSG는 맨유와 맞대결 성적(1승 1패, 골득실 +1)에서 앞서 있어 바샥셰히르에 패하더라도 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 바샥셰히르는 승점 3(1승4패)에 머물러 조 최하위가 확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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